아이랑 떠나본 사람만 안다. 이 여행이 얼마나 다이내믹한지
커플 여행이랑은 결이 다르다. 아이와 함께하는 해외여행은 일정 짜기로 끝나는 여행이 아니다. 우는 아이를 안고 환승구를 뛰고 낯선 음식 앞에서 입을 꾹 다문 아이를 바라보며 '왜 여행하기로 했을까' 싶은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 순간만 지나면 웃음 지을 순간이 온다. 문제는 그 웃음이 언제 오느냐다. 그래서 준비가 여행의 절반인 거다.
아이 전용 리스트는 따로 있다
이거 안 챙기면 공항에서 눈물 쏙 빠질 수 있음
우선 여권부터. 부모 여권만 챙기고 나가면 절대 안 된다. 아이도 무조건 여권이 있어야 한다. 심지어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는 단독 출국이 불가능하다. 부모 중 한 명만 동행한다면 동의서와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챙겨야 한다. 이거 놓치면 공항에서 바로 입국 거절 당한다.
아이 여권은 유효기간이 짧기 때문에 출국일 기준 최소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 여권 사진도 꽤 까다롭다. 웃으면 안 되고 눈을 꼭 뜨고 있어야 한다. 생후 3개월 아기 여권 사진 찍으려다 진 땀 뺀 사람들 생각보다 많다.
기저귀와 물티슈는 무조건 여분으로 넣자. 기내용 가방에도 위탁 수하물에도. 어딜 가든 기저귀 값은 한국보다 비싸고 사이즈도 맞지 않는다. 해외 약국을 몇 군데 돌다 보면 그냥 미리 싸 오는 게 최고다 싶어진다.
비행기 생존 준비물
기내에서 울음바다가 되는 걸 막아주는 사소한 디테일들
비행시간이 2시간을 넘는다면 '비행기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좌석 선택. 앞 좌석 우선석이나 벌크헤드 좌석은 유모차 동반 시 더 편하다. 유아용 요람이 제공되는 항공사도 있으니 미리 신청하면 좋다. 물론 아이가 10kg 넘는다면 요람은 패스.
그리고 이건 꼭 들고 타야 한다.
⊙ 간식: 껌 대신 주는 츄잉캔디, 과자, 이유식 등
⊙ 장난감: 소리 안 나는 작은 블록, 색칠놀이북
⊙ 담요나 얇은 겉옷: 기내 에어컨은 한여름에도 추울 수 있다
⊙ 여분의 옷: 토하거나 흘릴 수 있으니 아이 것 + 보호자 것까지
☞ 추가 팁: 기내 유모차는 대부분 게이트 앞에서 반납해야 한다. 내려서 받을 때까지는 품에 안고 이동해야 하니 슬링이나 아기띠는 필수.
예방접종과 의약품 준비
병원 문이 안 열면
여행 전 꼭 확인해야 하는 건 목적지의 예방접종 권고사항이다. 동남아는 A형 간염, 일본뇌염, 유럽은 홍역이 이슈일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전염병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에 가서 여행 관련 접종 스케줄을 미리 상담받는 게 좋다.
약도 그냥 대충 챙기면 안 된다.
⊙ 해열제: 아이 전용 시럽형과 체온계
⊙ 소화제: 낯선 음식 먹고 체했을 때 대비
⊙ 연고/밴드: 모기 물림, 긁힘 등 가벼운 상처용
⊙ 알레르기약: 음식 반응, 피부 트러블 등
☞ 중요한 건 입국 시 약품 반입 제한 국가가 있다는 점. 미국은 액상 약품도 100ml 이상은 신고가 필요할 수 있고 일본은 성분에 따라 처방전이 있어야 한다. 낯선 공항에서 이걸로 문제 생기면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숙소는 아이 관점으로 다시 보기
엄마 아빠가 편한 게 아니라 아이가 잘 자는 곳이 정답이다
숙소 선택할 때 아이가 있다는 걸 말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불편한 순간들이 많다. 특히 이런 조건들을 체크하자.
⊙ 층간소음에 민감한 구조인지
⊙ 엘리베이터 유무 (유모차 이동 편의)
⊙ 주방 사용 가능 여부 (이유식 조리 가능성)
⊙ 근처에 마트, 약국, 병원 있는지
⊙ 세탁기/건조기 구비 여부
☞ 호텔보다 키친이 있는 레지던스형 숙소가 아이 동반 가족에겐 편할 수 있다.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는 없으니까.
※일부 숙소는 유아용 침대, 아기 욕조, 유모차 대여 등을 제공하니 예약 전 반드시 확인할 것.
여행자 보험, 귀찮아서 안 넣으면 꼭 후회한다
아이가 아프면 돈보다 시간이 중요
성인만 여행하는 것과 다르게 아이는 갑자기 아플 확률이 훨씬 높다. 감기, 발열, 식중독, 넘어짐... 이런 일은 자주 생긴다. 그런데 현지 병원은 진료비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이나 호주는 몇 분 진료에 수십만 원이 깨지는 건 흔한 일이다. 그래서 아이 포함된 가족 단위 여행자 보험은 필수다.
보장 항목은 다음과 같이 체크하자.
■ 해외 병원 진료비 보장
■ 약값 및 응급처치 비용
■ 항공 지연/취소/수하물 손실 보장
■ 배상책임 (아이 행동으로 인한 사고)
☞ 보험은 모바일 앱으로 가입할 수 있고 대부분 하루 단위로 계산되니 부담도 적다. 비상시에 '보험 처리된다'는 말 한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된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이건 즐거운 고생이다. 그래도 또 가고 싶은 이유는 분명히 있다. 육아는 반복이지만 여행은 한 번이다. 특히 아이와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은 모든 가족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다. 물론 쉽지 않다. 아이는 울고 부모는 지친다. 하지만 그런 순간조차 지나고 나면 웃음으로 바뀐다. 남들보다 느리게 걷고 더 많이 멈춰 서야 하겠지만 여행 그 자체가 아이의 성장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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