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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 거진항 수산물 판매장과 해변횟집: 방어로 완성한 겨울 저녁

강원 고성에 도착한 뒤 점심을 먹고 체크인을 하고 커피까지 마시니 어느덧 어둑어둑 해졌다. 이제 저녁을 먹을 시간. 원래 계획은 거진항 수산물 판매장에서 활어를 직접 골라 포장해 호텔에서 먹는 것. 그러나 운명은 늘 작은 디테일에서 틀어진다. 수산물 판매장 운영이 겨울철 오후 5시에 종료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5시 반 주차 후 서둘러 들어갔지만 이미 영업은 종료 상태였다.

어둠이 살짝 깔린 하늘 거진항 수산물 판매장이라는 간판이 있는 건물이 보인다.
거진항 수산물 판매장

 

하지만 여행은 계획대로만 흘러가야 재미가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영업 종료로 돌아서려던 그때, 상인 한 분이 '주변 횟집 가보세요'라며 길을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 먹고 싶었던 방어를 가져올 수 있었다.


거진항 수산물 판매장 영업 종료

판매장 안에는 회를 떠가는 손님들 몇 명만 조용히 남아 있었다. 이미 주문한 회를 마저 뜨는 중이라 잠깐 구경할 수는 있었지만 활어를 고르고 가격을 흥정하는 재미는 누릴 수 없었다.

 

수산물 판매장은 겨울철(10~3월) 오후 5시 종료된다. 판매장 내부에는 약 10여 개 점포가 있었다. 서울과 다르게 무료 주차장이 있어 접근성은 좋다. 하지만 이곳의 매력은 직접 고르고 흥정하는 재미인데 오늘은 그 타이밍을 못 맞춘 셈이다.

 

⊙ 10월 ~ 3월 영업 종료 시간: 오후 5시 (그 외 6시)

⊙ 판장 구성: 약 10개 점포, 활어·수산물·매운탕 재료 판매

⊙ 장점: 신선도·위생 좋고 숙소 포장에 최적화

 

해변횟집: 문 앞에서 먼저 인사해 준 유일한 곳

해변횟집 첫인상

판매에서 나오자 주변에 횟집이 서너 곳 더 있었다. 수산물 판매장 앞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횟집 근처에도 공터들이 있어 주차는 어디나 편하다. 

깜깜한 하늘 해변활어 집이라는 밝은 간판이 보인다. 그 옆 포장전문이라는 프프랜카드도 보인다.
해변횟집

 

우리가 선택한 곳은 해변횟집.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문 앞을 지나갈 때 남자 사장님이 먼저 다가와 반갑게 맞이해 준 유일한 곳이었기 때문. 여행지에서는 이런 순간의 분위기가 선택을 좌우한다.

 

방어를 향한 집념

남자 사장님은 먼저 2인 모둠회 6만 원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방어가 먹고 싶었다. 겨울의 고성에서 방어를 포기한다는 건 거의 죄에 가깝지 않은가.

수조에 여러 종의 활어들이 들어 있다.
해변횟집 수조

 

방어를 따로 요청하니 사장님은 수조로 가서 바스켓에 크지 않은 방어를 담았다. 그리고 '4만 원'이라고 짧게 말했다. 순간 살짝 미묘한 표정이 스쳤다. 아마도 제시한 6만 원 메뉴 대신 방어로 주문해서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느낌일 뿐이다. 그리고 곧 사장님은 멍게 두 개를 슬쩍 바스켓에 추가해 넣었다.

검은 바스켓 안에 방어 한 마리와 멍게 두 마리가 들어 있다.
바스켓에 담긴 방어와 멍게

 

손질 과정

회 손질은 내부에서 진행됐다. 가게는 조용했고 테이블 몇 개만 사용 중이었다.

식당 내부 한 팀 손님이 있다. 직원 하나가 서빙 중이다.
식당 내부

 

남자 사장님이 아내로 보이는 여 사장님에게 방어를 건넸다. 여 사장님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방어를 손질했다. 따님으로 보이는 분이 서빙과 주방 사이를 오가며 묵묵히 일을 돕고 있었다.

회를 손질하고 있는 남자 사장님과 여자 사장님
회를 손질하고 있는 사장님 부부

 

이 집의 포장은 멋을 부리지는 않는다. 무를 듬뿍 깔아 양이 많아 보이게 만드는 방식도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 심플하게 포장해 주는 방식이라 더 믿음직했다.

 

 

호텔로 돌아와 즐긴 방어회

르네블루 바이 쏠비치에 도착하자 바로 테이블을 차렸다. 포장을 열자 은은한 기름기가 방어 특유의 윤기를 내며 퍼졌다. 방어 특유의 탄탄한 결, 차가운 지방 그리고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함. 여기에 시원한 맥주 한 캔이면 더 바랄 게 없다. 겨울 방어는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은 그런 맛이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방어회와 멍게 그리고 맥주
호텔에서 펼친 방어회

 

판매장에서 직접 고른 회는 아니었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계획이 틀어졌지만 같은 결론

수산물 판매장이 문을 닫아도 맛있는 방어는 결국 나를 찾아왔다. 고성 겨울 여행에서는 회를 사서 호텔에서 먹는 재미가 의외로 크다. 만약 판매장에 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지 말자. 주변 횟집도 충분히 훌륭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즉흥적인 선택이 더 좋은 기억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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