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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Foodie

명동교자 신관 명동역점 방문기: 익숙함과 특별함 그 사이의 명동 맛집

2022년 이후 3년 만에 명동을 방문했다. 2022년에는 코로나 회복 직후여서 명동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하지만 2025년 11월 말 명동 거리는 예전의 활기를 다시 찾은 듯했다. 커피를 마시고 배를 채우러 가기로 했다. 아내의 원픽은 명동교자. 오랜만에 명동에 오는 마늘 듬뿍 들어간 김치와 진한 닭 육수 국물이 먹고 싶단다.

테이블 위에 칼국수. 칼국수 안에 물만두 네 개와 고기 고명이 보인다.
명동교자의 칼국수


명동교자 신관?

명동역 8번 출구 근처에 이전엔 못 보던 큼지막한 건물이 하나 보였다. '명동교자 신관 명동역점'이다. 명동교자 본점은 명동 거리 안쪽에 있었는데 신관은 대로변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2024년 12월 23일에 오픈한 따끈따끈한 신매장이라고. 건물 전체를 명동교자가 통째로 쓰고 있다. 무려 5층짜리다. 본점보다 훨씬 찾기 쉽고 무엇보다 접근성이 정말 좋다.

 

횡단보도 뒤 5층 명동교자 건물이 보인다. 건너편 횡단보도 앞에 사람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명동교자 신관 명동역점

 

대기 줄, 시스템, 속도감까지

오후 2시쯤 도착했는데 여전히 줄이 제법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역시 명동교자. 다만 재밌는 건 대기줄이 1~2인용, 3~4인용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둘이었기에 1~2인 줄에 섰다. 3~4인용에 비해 대기줄이 짧아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유리창에 부착된 대기줄 안내 문구. 1 ~ 2명과 3 ~ 4명 대기 줄이 다르다.비교적 짧았던 1~2인 대기줄. 대기줄 팻말 뒤에 사람들이 서 있다.
명동교자 대기줄 설명

 

안으로 들어가니 앞에 3팀 정도가 주문을 위해 서 있었다. 차례가 되어 주문을 하고 선결제를 하면 앉을자리를 지정해 준다. 그 자리는 37-1번.

냉장고에 메뉴와 가격이 부착되어 있다. 이곳에서 주문을 받았다.
안쪽 입구

 

예전 본관에서는 테이블에 앉은 뒤 테이블에서 주문하고 결제하는 방식이었는데 여긴 카운터에서 모든 걸 한 번에 처리하니 흐름이 빠르긴 하다. 그렇다고 친절한 느낌은 아니다. 일관된 시스템 안에서 빠르게 손님을 받아 식사하게 하고 회전율을 높이는 효율형 구조다.

 

 

좁고 빽빽한 좌석 배치 그러나

37-1번은 딱 2인용 테이블이다. 왼쪽 37번 테이블과 붙어 있었다. 우측 테이블과는 떨어져 있지만 간격은 굉장히 좁다. 엄청 밀도가 높은 좌석배치다. 쾌적함을 바란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또 명동교자 스타일이다. 오래된 노포 식당에서나 느낄 수 있는 회전이 생명인 구성. 밥 먹고 빨리 나가는 구조. 속도감과 약간의 불편함이 이 집의 정체성이다.

내부에 좌석들이 촘촘히 배치되어 있다. 서빙 로봇 및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1층 내부

 

메뉴는 네 가지뿐

이 집 메뉴는 단출하다. 칼국수, 만두, 콩국수, 비빔국수. 계절 메뉴인 콩국수를 제외하면 세 가지뿐. 우리는 칼국수 하나, 만두 하나를 주문했다. 세 가지를 다 먹으면 배가 너무 불러서 길거리 음식 투어는 못 할 것 같았기 때문.

벽 위에 달린 메뉴 poip. 4가지 메뉴가 각각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메뉴 구성

 

참고로 여기 칼국수는 11,000원, 만두는 13,000원이다. 포장은 만두 위주로 가능하고, 모든 메뉴는 국내산 재료로 만든다. 특히 칼국수는 진한 닭 육수에 고기 고명이 얹어져 나오는 방식. 국물에 사리나 밥을 말아먹어도 좋고 김치랑 같이 먹으면 풍미가 확 살아난다.

 

 

만두파 입장에서 보는 명동교자의 매력

먼저 만두가 나왔다. 김치도 함께. 간장을 따로 찍지 않아도 될 만큼 간이 딱 좋다. 익숙한 맛인데 그렇다고 평범하다고 하기도 어렵다. 만두피는 두껍지 않고 질기지도 않으며 속은 꽉 차 있다.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닌데 그렇다고 아무 데서나 맛볼 수 있는 건 또 아니다. 평범하지만은 않은 그 어중간한 지점에 놓인 맛.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집 칼국수보단 만두를 더 좋아하는 쪽이다.

플라스틱 찜기에 만두 9개가 놓여있고 하나는 젓가락으로 집어들고 있다.
주문한 만두

 

진한 닭육수의 칼국수

다음은 칼국수. 좁은 테이블에 음식이 하나씩 올라올 때마다 공간이 꽉 찬다. 물컵, 간장, 고춧가루, 만두, 칼국수... 테트리스 하는 기분이다. 칼국수 맛은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하진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좀 더 쫄깃한 면발을 선호하기 때문. 여기는 면이 살짝 부드러운 쪽에 가깝다. 하지만 국물 맛 하나는 인정. 진한 닭 육수에 고소한 고기 고명이 조화를 잘 이룬다. 무엇보다 여기에 김치가 더해지면 맛이 완성된다.

테이블 위에 이미 먹기 시작한 만두와 막 나온 칼국수가 놓여있다.
주문한 칼국수

 

명동교자의 진짜 주인공은 김치

이 집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김치다. 아내가 명동교자를 가자고 한 결정적인 이유도 김치 때문이다. 처음 먹었을 때의 강렬한 기억 때문이다. 여전히 이곳 김치는 마늘향이 압도적이다. 이 김치 하나 때문에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단점도 명확하다. 먹고 나서 양치질 안 하면 사회생활 어렵다. 입안에 마늘향이 잔뜩 남아 있기 때문. 테이블마다 김치통이 따로 놓여 있고 원하는 만큼 바로 덜어 먹을 수 있는 시스템도 편하다. 사실 이런 김치 셀프 시스템도 우리나라만의 특색 아닐까 싶다.

 

 

빨리 먹고 빨리 나가는 것이 미덕

식사를 마치고 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여기선 오래 머물 공간이 아니란 것. 다 먹었으면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아직도 밖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조용하고 여유 있는 식사를 원한다면 솔직히 추천하진 않는다. 하지만 빠르게 익숙하게 그리고 확실한 맛으로 한 끼를 해결하고 싶다면 이보다 적합한 곳도 드물다.

 

 


맛은 특출 나지 않지만 평범하지도 않다. 익숙함 속의 특별함과 빠른 시스템 그리고 깊은 국물 맛까지. 이 삼박자가 모여 만들어내는 명동교자는 한 끼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메뉴 하지만 그 메뉴 속 이곳만의 노하우가 담겨있는 곳. 그래서 여전히 사람들이 계속 찾는 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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