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 첫날 저녁은 길었다. 우오타미에서 간단한 저녁을 먹고 SPRING VALLEY BREWERY Kyoto에서 맥주 한잔을 했다. 그리고 꼬치구이집 Tsujiya Shijogokomachiten을 향하던 길이었다. 그런데 어떤 가게 앞을 지나치는데 입구 벽면에 진열된 사케병들에 시선이 확 끌었다. 益や酒店(마스야 사케텐). 외관부터 풍기는 분위기가 아주 일본스러웠다. 직감적으로 '여긴 들어가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별 계획 없이 마스야 사케텐에 들어섰다.

니시키 시장 바로 옆, 관광 동선에 딱 맞는 위치
마스야 사케텐은 교토 니시키 시장 안쪽 골목에 위치한 사케 전문 바다. 위치는 일본 교토시 나카교구 다이니치초 426번지 1층으로 한큐 가와라마치역에서 도보 4분 거리다. 시장 구경을 마친 후나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2차로 들르기에도 최적의 위치다. 주변에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도보 이동이 편해 교토 시내 숙소에서 방문하기 좋다.

서서 마시는 바 or 편히 앉는 테이블
마스야 사케텐은 총 35석 규모의 아담한 공간이다. 내부는 스탠딩 바 석이 9석, 카운터석 9석 그리고 테이블석이 17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스탠딩 혹은 좌석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다만, 테이블석은 추가 비용이 있었다.
사케를 잘 몰라서 느긋하게 메뉴를 고르기 위해 테이블 좌석을 선택했다. 참고로 테이블석은 오후 10시까지는 400엔 이후엔 450엔 비용이 부과된다. 대신 기본 안주가 제공된다.
스탠딩석에 앉아 가볍게 즐겨도 되고 여유 있게 앉아서 다양한 사케를 시음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혼자 온다면 바가 좋을 수도 있을 듯하다. 둘 이상이라면 테이블석이 훨씬 편하다.
전체적으로 조명이 따뜻하고 목재 인테리어에 사케 병들이 장식돼 있어 힙하면서도 전통적인 일본 술집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난이도 상급 메뉴판과 의외의 친절한 도움
솔직히 메뉴판을 처음 봤을 때 한숨이 나왔다. 사진이 없고 각 사케에 대한 설명은 고작 DRY, FRUITY, BOILED 같은 아주 간단한 키워드뿐. 평소 사케를 자주 마셔본 사람이라면 느낌이 오겠지만 나처럼 그날의 기분으로 고르는 사람에겐 어려웠다.

다행히, 옆자리에 있던 일본 현지인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분은 교토에 사는 분이었는데 자신이 마시고 있는 사케를 추천하며 몇 가지 더 골라줬다. 서로 어색한 영어로 주거니 받거니 했지만 덕분에 제대로 된 사케 테이스팅이 가능했다. 마스야 사케텐가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전국 각지의 사케를 한 잔씩 깊이 있게

나중에 알아보니 이곳은 전국 40여 종의 일본 사케를 반잔(90ml) 단위로 시음할 수 있단다. 사케는 일반, 상급, 스페셜 등급으로 나뉘며 가격은 반잔 기준으로 500엔에서 1,500엔 사이. 사케를 주문하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사케병을 놓아준다.

사실 내가 이날 마신 사케가 무엇인지는 잘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은은한 과일향과 감칠맛이 살아 있던 한 잔과 입 안에서 녹는 느낌으로 무겁지 않게 끝나는 여운이 좋았던 두 번째 잔. 그 느낌만 기억난다.

사케에 진심인 안주 구성도 기대 이상
얼핏 옆 테이블을 보니 술에 집중하는 곳이라 메뉴는 간소하지만 퀄리티는 괜찮아 보였다.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소접시 안주 위주로 구성돼 있어서 안주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운 식사가 될듯했다. 다만 우리는 이미 꼬치구이와 맥주 그리고 다음 꼬치구이집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기본 안주 외에는 주문하지 않았다. 기본안주는 야채 절임. 사케의 풍미를 방해하지 않도록 간이 세진 않았다.
다시 가고 싶은 곳
마스야 사케텐은 교토의 수많은 이자카야 중에서도 꽤 독특했다. 전통적인 사케 문화를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있지만 술과 음식의 퀄리티는 놓치지 않는다. 특히, 친절했던 현지인 덕분에 낯선 사케의 세계를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현지인과의 짧은 교류가 이곳을 더 특별한 곳으로 만들었다.

교토에서 일본 술의 깊이를 맛보고 싶다면 마스야 사케텐을 기억하자. 나는 이곳 덕분에 사케라는 술이 맛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추천해 준 교토 현지인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교토에서 방문한 여러 주점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또 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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