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여행 2일 차. 예원은 꼭 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아내가 상해 여행 시 가야 할 곳 중 하나로 지목한 곳이니깐! 문제는 날씨였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고 기온도 뚝 떨어졌다. 상하이는 늘 따뜻할 거라는 착각을 안고 왔다가 캐리어에서 가장 두꺼운 옷을 꺼내 입었다. DiDi를 타고 도착한 예원. 도착하자마자 당황스러웠다. 왜 당황스러웠을까? 이제부터 상하이 예원 간 이야기 풀어본다.

DiDi를 타고 예원 근처에 도착했을 때부터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차는 입구에서 꽤 떨어진 곳에 멈췄다. 더 앞으로 가지 못하게 통제 중이었다. 눈앞에는 큼지막한 중국풍 건물이 보였다.

누가 봐도 '여기는구나' 싶은 외관.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정원이 아니라 상가였다. 예원은 생각보다 안쪽에 은근슬쩍 숨어 있었다.
예원 고덕 주소
- 영문: Yu Garden
- 한자: 豫园
시작부터 헷갈리는 동선, 예원은 친절하지 않다
지도를 켜 봤지만 매표소 위치는 명확하지 않았다. 동문, 서문, 남문, 북문만 덩그러니 표시돼 있을 뿐. 잠시 서서 어디로 갈지 고민했다. 결국 감으로 서쪽을 택했다. 다행히 선택은 맞았다. 다만 나중에 고덕지도를 확대해 보니 매표소 위치가 나와있었다.(매표소는 서문에서 북문 사이에 있다.) 예원은 초행길 여행자에게 전혀 친절하지 않았다.

서쪽으로 돌아가다 매표소처럼 보이는 곳이 있어 줄을 섰는데 여기가 두 번째 혼란 장소. 번역기로 대화해 보니 여기는 예원 정원이 아니라 예원 상가 입장권을 파는 곳이었다. 평소엔 무료지만 방문한 날은 등불축제 기간이라 유료였다. '아 쉽지 않네!'

정작 예원 매표소는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야 있었다. 이미 한 번 헤맨 뒤라 괜히 반갑게 느껴졌다. 알리페이 QR로 접속해 입장권을 구매했다.(위챗으로도 가능하다) 1인 30위안, 비수기라 성수기보다 저렴했다. (성수기엔 40위안이라고 한다.)



개인 정원이었다는 사실에서 시작되는 의문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분위기가 확 바뀐다. 상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첫 코스부터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다. 연못과 정자, 돌과 나무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렇게 크고 정교한 공간을 개인이 만들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비 오는 날 예원, 걸어보니 이런 공간이었다
이 정원은 길이 곧지 않고 한 번에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연못 옆을 따라 걷다가 방향을 틀고 돌 사이를 지나 다시 물가로 나온다. 시야가 한 번에 트이는 구간은 많지 않다. 대부분 다음 공간으로 이어지는 중간 지점이다. 걸으면서 계속 방향을 바꾸게 되고 빨리 걸을 수가 없다.
비가 와서 연못 수면이 계속 흔들린다. 돌 위의 길은 젖어 있었다. 물가 가까이 놓인 돌들은 장식이라기보다 구조물이다. 오랫동안 그곳에 놓여 있던 것처럼 보인다.


대나무가 모여 있는 구간에서는 공간이 한 번 더 좁아진다. 나무가 시선을 가려져 자연스럽게 느리게 걷게 된다.

그다음 나오는 바위 통로는 일부러 몸을 숙이거나 방향을 조절해야 지날 수 있다. 편하게 걷는 구간만 있진 않다.


회랑 아래에는 사람들이 잠시 앉아 쉬거나 비를 피하고 있었고 등불은 낮인데도 켜져 있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냥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동 동선 중간중간에 멈출 수 있는 곳이 계속 나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연못 건너편 정자 뒤로는 현대식 건물이 보이는데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예원 안과 담장 밖의 시간이 다른 듯 느껴진다.

예원은 한두 곳이 인상적인 공간이라기보다는 전체를 다 보고 난 뒤에야 구조가 이해되는 정원이다. 화려하거나 압도적인 느낌보다는 천천히 한 바퀴 돌고 나서 '아, 이런 식이었구나' 깨닫게 되는 장소였다.
밤이 되면 완전히 달라지는 예원 상가
정원을 나와 다시 예원 상가 쪽으로 향했다. 아까 봤던 5번 게이트 앞 그 입장권 판매처에서 이번엔 실제로 표를 샀다. 1인 80위안. 솔직히 말해 비싸다. 정원 입장료의 두 배가 넘는다. 잠시 망설였지만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들어가 보기로 했다.

해가 지고 난 뒤의 예원 상가는 낮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붉은 등불이 건물마다 달려 있고 하늘에도 각종 모양의 조명이 걸려 있다. 전통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분위기다. 말의 해라 그런지 말 모형 등이 유독 많았다.



거리 곳곳에 천정 붉은 등과 조명을 뿜어내는 구조물들이 서있다.




연못 위에 설치된 조형물들도 볼거리였다. 상상 속 동물들이 형형색색 빛나며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기가 제일의 포토스폿이다.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옷만 빌리는 사람부터 메이크업, 전문 사진사까지 풀세트로 진행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포토 스폿마다 진지하게 포즈를 잡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럽게 전주 한옥마을이 떠올랐다.

비쌌지만, 그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사진 찍고 돌아다니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예원 상가의 좋은 점은 군것질과 식사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 이곳에서의 저녁은 다음 글에서 나누고자 한다.

등불축제 입장권을 사서 좋았던 점은 딱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 화려한 야경을 볼 수 있었다는 것. 또 하나는 평소라면 줄을 오래 서야 할 맛집을 비교적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입장료가 비싸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파가 걸러진 느낌이었다.
예원은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여행 같다
예원에서 두 모습을 봤다. 낮에는 명나라 개인 정원의 미학을 밤에는 상하이식으로 재해석된 전통의 화려함을. 헷갈리는 동선, 예상 못 한 입장료, 비 오는 날의 변수까지. 솔직히 말해 완벽한 하루는 아니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여행이란 원래 약간의 불편과 우여곡절이 있어야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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