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을 반대한 나를 설득한 아내의 한 마디는 바로 ‘교토가 커피의 도시래’였다. 그렇게 교토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교토 카페 투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번 교토 여행은 카페를 중심으로 일정을 설계했다. 이번 글에서 교토에서 방문한 일곱 개 카페를 소개하려고 한다. 니시키 시장 인근에서 시작해 교토역, 아라시야마 그리고 하나미코지 거리까지.. 각 장소마다 색다른 커피 향이 가득했던 여정을 함께 떠나보자.

목차
니시키 시장 근처
교토역, 아라시야마, 하나미코지거리
니시키 시장 근처의 감성 카페 네 곳
1. 위켄더즈 커피(WEEKENDERS COFFEE TOMINOKOJI)

위켄더스 커피는 니시키 시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카페다. 주차장 안쪽에 위치해 처음 방문한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외부에 딱 두 명 앉을 수 있는 작은 좌석만 있는 이곳은 매장 내부에서 커피를 마시는 구조가 아니라 오롯이 커피 맛 자체에 집중하는 곳이다.

나는 과테말라 푸어오버와 오늘의 푸어오버(콜롬비아)를 주문했다. 전자는 라이트 로스팅 특유의 은은한 산미와 깔끔한 끝맛이 특징이었고 후자는 다크 로스팅으로 진한 바디감과 쌉싸름한 맛이 어우러졌다. 핸드드립 커피의 정석을 보여주는 곳으로 교토에서 진정한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하고 싶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카페다.

2. 스마트 커피(SMART COFFEE, スマート珈琲店)

오래된 단골손님과 여행자들이 함께 줄을 서는 풍경이 인상 깊었던 스마트 커피. 전통적인 일본 킷사텐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엔틱 한 인테리어와 오래된 원두 캔들이 전시된 내부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서는 스마트 오리지널 블렌디드 커피와 아메리카노, 프렌치토스트, 샌드위치를 함께 주문했다. 블렌디드 커피는 강배전 특유의 진한 바디감이 인상 깊었다. 프렌치토스트는 부드럽고 촉촉해 커피와 함께 최고의 조합이었다. 교토의 정취와 함께 조용히 아침 식사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3. 스텀프타운 커피(STUMPTOWN COFFEE ROASTERS, スタンプタウン・コーヒー・ロースターズ )

미국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스텀프타운 커피가 교토 에이스 호텔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전통 카페와는 다른 유럽풍 감성의 세련된 분위기를 갖춘 이곳은 카페 자체도 깔끔하고 넓었다.

우리는 핸드드립 싱글 오리진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모두 중강배전 원두를 사용한 듯 진한 바디감과 약한 산미가 특징이었다. 미국식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이나 에이스 호텔에 숙박한다면 꼭 들러볼 만한 카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라이트 로스팅 커피를 기대했다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다.
4. 가라후네야 커피(KARAFUNEYA COFFEE, からふね屋珈琲 三条本店)

니시키 시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가라후네야 커피는 150종류가 넘는 파르페로 유명하다. 이곳을 방문한 날 커피를 이미 많이 마신 상태라 더치커피와 파르페를 주문했다. 더치커피는 메탈잔에 담겨 나왔고 강배전 원두로 진하고 쌉싸름했다.

매장은 전반적으로 오래된 느낌이 강했다. 현금 계산 시 자동 거스름돈 기계가 있어 흥미로웠다. 커피 퀄리티는 기대 이하였지만 다양한 디저트를 맛보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장소다.

교토역, 아라시야마, 하나미코지 인근 카페 세 곳
5. 구라스 교토 스탠드(KURASU KYOTO STAND)

교토역 바로 근처에 위치한 구라스 교토 스탠드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답게 다양한 싱글 오리진 원두와 탭 커피, 에스프레소 그리고 핸드드립 메뉴를 제공한다. 아침 일찍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많았다. 직원이 3명이나 있는 모습에서 인기 있는 로컬 카페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게이샤 원두로 핸드드립 커피와 브라질 원두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게이샤 커피는 첫 모금에서 꽃향이 확 퍼지며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깔끔한 맛이지만 양이 조금 적었다. 우리나라 스페셜티 카페에서 자주 보던 느낌으로 커피 자체의 퀄리티는 매우 훌륭했다.

6.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점(% ARABICA KYOTO ARASHIYAMA)

아라시야마 대나무숲을 거닌 뒤 꼭 들러야 할 명소인 응 카페. 공식 명칭은 %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다. 강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사진 명소로도 유명하다. 내부에는 좌석이 거의 없어 대부분 야외에서 커피를 즐긴다.

교토 라테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라테는 단맛이 강하지 않고 우유의 깔끔한 맛이 좋았으며 아메리카노는 에티오피아 원두를 선택했지만 산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커피 맛보다는 분위기와 사진을 위한 방문이라 보는 게 좋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이곳만큼 좋은 장소도 없다.

7. 커피숍 마루야마(COFFEE SHOP MARUYAMA, マルヤマ)

하나미코지 거리 근처에 있는 커피숍 마루야마는 사이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통 카페다. 다만, 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하기 때문에 담배 냄새에 민감한 이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나 역시 담배 냄새 때문에 망설였지만 일본의 사이폰 커피가 궁금해 참고 들어가 보았다.

킬리만자로와 만델링 사이폰 커피를 주문했는데 킬리만자로는 산미가 살짝 느껴지는 깔끔한 커피였고 만델링은 진하고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이었다. 엔틱 한 인테리어와 오래된 메뉴판과 가구들은 이 카페의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비흡연자에겐 추천하기 어렵지만 진한 사이폰 커피와 일본 옛 다방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교토의 카페 투어는 교토의 정취와 역사 그리고 감성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카페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또는 여행지에서 쉼표가 필요하다면 교토 카페 투어는 꽤나 좋은 선택일 거다. 다음에 또 교토를 온다면 새로운 카페들을 찾아 또다시 발걸음을 옮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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