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교토에서 시작해 오사카로 넘어가는 코스다. Part1 교토의 마지막 글이다. 교토에 도착 시간은 오후 5시 반 그리고 교토에서 오사카로 출발한 시간이 오후 1시였다. 교토 2박 3일 여행 코스라지만 꽉 채운 1박 2일 느낌일 수 있다. 이번 교토 투어의 두 핵심은 카페와 주점(이자카야, 사케, 맥주펍)이다. 이 둘을 중심으로 하되 볼 것도 빠뜨리면 안 된다. 그래서 카페 - 자연 - 시장- 주점 이 네 가지를 모두 담았다. 교토에서 이 정도면 꽤 힘들지만 여행이란 원래 이런 맛 아니겠나.

1일 차: 역 근처로 시작해서 도심 야간 라인으로 이동
교토 도착이 오후 5시 반이면 사실상 첫날은 저녁부터 시작이다. 공항(혹은 이동 경로)에 따라 다르겠지만, 교토역에 도착해 숙소로 들어가면 현실적으로 오후 6시 반 전후가 된다. 그래서 첫날은 '역 앞에서 한 번 끊고 택시로 도심으로 이동해 2차부터 몰아치기'가 가장 효율적이다.
첫 번째 체크포인트는 다이와 로이넷 교토 호텔 에키마에. 역에서 가까워서 첫날 피로를 최소화하기엔 딱이다. 체크인하고 짐만 던져두고 바로 나가자. 첫날은 머뭇거리면 그냥 침대에 빨려 들어간다.
저녁 1차는 우오타미(스시&이자카야) 교토 중앙출구 역 앞점이 좋다. 교토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하고 메뉴가 방대해서 '그냥 무난한 걸로'가 가능하다. 실제로 주문은 꼬치구이류와 명란 아보카도, 그리고 하이볼. 첫날 컨디션에 과한 모험은 금물이라 이런 선택이 더 현명하다. 명란 아보카도는 김에 싸 먹는 방식이라 술안주로 은근히 계속 손이 간다. 여기서 너무 길게 있지 말고, 도심 라인으로 옮기는 게 오늘의 목표다.
우오타미 이후에는 택시를 추천한다. 교토는 이동 시간이 은근히 누적되면 다음날 아라시야마에서 무너진다. 택시로 니시키 시장 근처까지 한 번에 이동해서, 스프링 밸리 브루어리로 들어간다.
2차는 SPRING VALLEY BREWERY Kyoto. 첫날밤에 '교토까지 와서 수제맥주를 마신다'는 낭만이 여기서 완성된다. 여기서는 3종 테이스팅 세트(FLIGHT)를 먼저 주문하고, 이후 라거를 추가로 마신 흐름이 가장 깔끔하다. 테이스팅은 IPA, 과일향 에일, 흑맥주 조합으로 잡으면 성격이 확 갈린다. 안주는 감자튀김 하나만. 이미 1차를 했기 때문에 여기서 배까지 채우면 이후가 애매해진다.


바로 근처에서 3차로 이어지는 곳이 마스야 사케텐(益や酒店)이다. 이 집은 '사케를 잘 몰라도 한 번쯤 체험해 볼 만한 곳'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실제로는 사케를 두 잔 마셨고, 기본 안주로 야채 절임만 곁들였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나도 괜찮다. 사케라는 술이 어떤 온도와 향으로 들어오는지 경험하는 게 핵심이다. 게다가 니시키 시장 골목 분위기 자체가 일본스러워서 그 공간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교토의 밤을 마신 느낌이 난다.

마지막 4차는 가와라마치 쪽으로 이동해 츠지야 시조고코마치텐(Tsujiya Shijogokomachiten). 이 집은 야키토리 오마카세 꼬치 5종 세트를 시키는 게 가장 깔끔하다. 사사미 우메시소, 야겐 연골, 소리레스, 본지리 같은 구성이 나오고 숯불 꼬치 특유의 은근한 바삭함이 살아 있다. 술은 녹차 하이볼. 차를 술에 섞는 문화가 일본에 꽤 자연스럽다는 걸 여기서 체감한다.
첫날밤은 이렇게 역→도심으로 넘어가는 구조가 가장 덜 헤매고 좋은 듯하다.
2일 차: 아라시야마로 치고 가서, 니시키- 기온 - 맥주로 깔끔하게 닫기
둘째 날은 교토의 핵심을 하루에 압축하는 날이다. 단, 순서가 중요하다. 아라시야마는 늦게 가면 사람도 많고 줄도 길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 커피로 시작한 뒤 바로 아라시야마 행이다.
아침은 교토역 근처 구라스 교토 스탠드(Kurasu Kyoto Stand)에서 시작한다. 역 근처라 이동 부담이 없다. 여기서 게이샤 원두 핸드드립과 브라질 원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직원도 많고 회전도 빨라서 여행자에게 적합한 속도감이 있다.

이후 아라시야마로 이동. 버스로 이동하면 시간이 제법 걸리지만 치쿠린은 한 번쯤 걸어볼 만한 교토의 대표 풍경이다. 입장료 없이 쭉 걷는 길인데 대나무가 주는 경관이 확실히 다르다.

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면 % ARABICA Kyoto Arashiyama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는 핫 아메리카노(에티오피아)와 교토라테(핫). 단점은 대기. 주문 줄만 40분 이상 걸릴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대신 강변 뷰가 너무 강력해서 기다리는 것조차 여행의 일부가 된다. 내부 좌석은 추가 비용이 붙는 구조라 그냥 강가 쪽에 앉는 편이 낫다.
이제 다시 도심으로 회귀할 타이밍이다. 돌아오면 니시키 시장 라인을 한 번에 도는 게 효율적이다. 먼저 WEEKENDERS COFFEE TOMINOKOJI. 니시키 시장에서 도보로 2분 거리 주차장 안쪽에 숨어 있어서 더 매력적이다. 드립 커피 한 잔이 입안을 정리해 준다. 이 집은 커피 맛에 집중해야 하는 구조다. 메뉴 선택 자체가 재미가 된다.

그리고 니시키 시장으로 들어간다. 여긴 '교토의 부엌'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걷다가 맛있어 보이는 걸 조금씩 집어 먹는 게 정답이다. 실제로 먹은 건 가리비 구이, 작은 문어(주꾸미처럼 작은 해산물), 새우구이, 게살 구이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와규 꼬치구이. 니시키 시장은 맛보다도 북적임 속에서 한 점씩 먹고 다시 걸어가고 또 멈추는 재미가 더 좋은 곳이다.

다시 스텀프타운 커피(STUMPTOWN COFFEE ROASTERS)로 이동해 커피 한 번 더 마셔줬다. 이 투어의 첫 번째 목적이 카페였으니 무리를 좀 했다. 에이스 호텔 1층이라 공간이 크고 깔끔하다. 핸드드립 싱글 오리진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조합은 중강배전 미국식 커피의 정석 같은 느낌이다. 교토의 전통적인 킷사텐과 대비되어서 재미가 있다.
해 질 무렵에는 기온으로 넘어간다. 하나미코지 거리는 낮보다 저녁이 훨씬 예쁘다. 조용히 걷기만 해도 교토에 왔다는 실감이 난다. 그리고 저녁은 쥬니다냐 하나미코지텐(Junidanya Hanamikoji Street). 원래 샤부샤부로 유명하지만 와규 BBQ 세트와 흑와규 덮밥 그리고 하이볼을 선택했다. 교토다운 저녁이라는 말이 어울렸던 시간이다. 기온의 분위기와 전통적인 실내가 합쳐져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 듯하다.


식후 커피는 Coffee shop Maruyama. 사이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전통 카페라서 새롭다. 킬리만자로와 만델링 원두를 골라 사이폰으로 마셨는데 둘의 성격이 확 갈린다. 다만 흡연 가능 공간이라 냄새에 민감하면 각오가 필요하다.
밤의 마무리는 Kyoto Beer Lab. 이틀째 강행군 끝에 만나는 맥주집인데, 재미있게도 여긴 스탠딩 바다. 앉을자리가 없어서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짧고 진하게 마시고 나오는 리듬이 된다. 여기서는 IPA 한 잔과 다크 맥주 한 잔. 홉의 폭발과 묵직한 여운을 연달아 경험하면 하루가 정리된다.
그리고 숙소 근처로 돌아오면서 토리키조쿠 교토 시치조 점을 들렀다. 교토 비어 랩에서 마신 맥주 한잔으로는 부족했기 때문. 닭다리살 키조쿠야끼와 치즈가 뿌려진 떡꼬치 그리고 진저 하이볼과 콜라 하이볼. 균일가 체인의 장점은 계산이 편하고 고민이 적다는 것. 오늘 하루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마지막 한 잔으로 적절한 곳이었다.
3일 차: 출발 전 오전은 킷사텐 감성으로, 13시에 오사카로 이동
교토에서 오사카로 이동하는 시간이 오후 1시라면 아침을 너무 늦게 시작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 그래서 3일 차는 커피 두 곳 찍고 역으로 이동했다.
첫 번째는 Smart Coffee. 교토 킷사텐 감성의 대표 격이다. 여기서는 스마트 오리지널 블렌디드 커피와 아메리카노, 프렌치토스트,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전통 카페의 묵직한 분위기와 디저트/브런치 조합이 여행 마지막 날의 텐션을 딱 맞춰준다.

그리고 Karafuneya Coffee(가라후네야 커피)로 이동해 더치커피와 파르페로 마무리한다. 여긴 커피 맛이 중요하다기보다 파르페가 다양한 곳이다. 교토 여행여행 끝자락에 단맛으로 마침표를 찍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다음은 호텔로 돌아와 짐을 챙기고 오후 1시에 오사카로 출발. Part1은 여기서 끝. 교토는 이런 식으로 마무리해야 깔끔하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았던 곳
교토 2박 3일 여행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쉬지 않고 다니기'. 카페-자연-시장-주점을 쉬지 않고 이어 다녔다. 시간 빼고 27시간 동안 다닌 곳 치고는 정말 많지 않은가! 체력적으로 꽤나 힘들었지만 그래서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7곳의 카페와 6곳의 주점은 특별한 기억이다.
'Ky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교토 주점 투어: 이자카야, 사케바, 수제맥주까지 현지 분위기 물씬 나는 6곳 (0) | 2025.12.29 |
|---|---|
| 교토 카페 투어 추천: 니시키 시장부터 아라시야마까지 감성 가득 7곳 소개 (1) | 2025.12.26 |
| 교토역 야키토리 이자카야 추천: 토리키조쿠 교토 시치조점(鳥貴族 京都七条店) (0) | 2025.12.25 |
| 교토 수제 맥주집 추천: Kyoto Beer Lab(교토 비어 랩) 방문기 (0) | 2025.12.24 |
| 교토 하나미코지 거리(Hanamikoji Street)와 쥬니다냐 하나미코지텐(十二段家 花見小路店) (0) | 2025.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