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에서 5박 6일을 보냈다. 미리 일정을 준비하지 않아 동선이 겹치는 등 아쉬운 게 많았다. 멜버른에서 방문한 곳들을 다시 뒤돌아보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다시 짜보았다. 멜버른은 커피 한 잔과 음악 한 소절 그리고 여유가 녹아 있는 곳이었다. 커피로 시작하고 라이브 음악으로 마무리한 곳. 멜버른 3박 4일 완벽 루트 지금부터 시작이다.
1일 차: 감각적인 도심 입성, 브런치와 커피로 여는 여정
우버 PIN으로 시작
공항에서 짐을 찾자마자 우버 호출. 다른 나라와 달리 우버에서 네 자리 PIN을 보내준다는 걸 잊지 말자. 우버로 시티까지 스마트하게 입성. 두 명 이상이면 우버가 답. 약 30~40분 거리의 도심 호텔인 'Dorsett Melbourne'이 우리의 첫 베이스캠프다. 2024년 오픈한 호텔은 매우 깔끔하고 멜버른 CBD 관광에 최적화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커피의 도시: Patricia Coffee Brewers
'멜버른에 왔다면 당연 커피로 시작해야지.' Patricia는 간판도 잘 안 보이는데 그 안은 많은 고객과 바쁜 바리스타에게서 나오는 에너지로 강렬하다. 바리스타의 손끝에서 나오는 한 잔이 이 도시가 왜 커피 수도라 불리는지 증명해 준다.
브런치 명소 Higher Ground
대기가 당연한 브런치 명소 Higher Ground. 리코타 핫케이크의 비주얼은 아내를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칠리 스크램블은 살짝 매콤해 여행을 시작하는 데 딱 맞는 강렬한 한입이었다. 단, 촉촉하고 폭신한 빵을 기대한다면 그 기대를 내려놓아야 한다. 빵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
도심 속 시장: Queen Victoria Market
기념품과 식료품을 살 수 있는 곳. 이곳에서 꼭 방문해야 할 두 곳
▶ American Doughnut Kichen: 도넛 하나 물고 시장을 도는 재미를 느껴보라.
▶ Market Lane Coffee: 커피에 진심인 곳이다. 싱글 오리진을 고르며 바리스타와 대화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체험.
차이나타운에서 만나는 작은 세계
붉은 등이 이어지는 골목에서 멜버른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한다. 저녁은 훠거로 결정. 매우니 보통을 선택하라는 직원의 추천을 무시하고 매움 단계를 주문해 만족스러웠다. 다만 크레이지 단계는 피하길.
밤의 정점: El Quiote에서 라이브와 타파스
이 여행 첫날밤의 피날레는 골목 속 El Quiote에서 완성됐다. 타파스, 맥주, 그리고 거리 공연. 와, 이 조합은 너무 반칙 아닌가. 지금 여행 중이라는 감성이 스멀스멀 몸을 감싼다.
2일 차: 예술과 감성이 흐르는 멜버른 도심 투어
아침은 Brother Baba Budan에서
커피의 도시 멜버른은 카페마다 성격이 뚜렷하다. Brother Baba Budan은 커피를 예술로 승화시킨 공간. 천장에 매달린 의자 장식은 셔터를 절로 누르게 만든다.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NGV) 산책
입장료 없는 예술 공간. 유리 폭포 같은 입구에서부터 사진을 쉴 새 없이 누르게 한다. NGV에서는 작품보다 사람을 더 많이 찍었을지도. 과거 미술부터 현대 미술까지 볼 수 있는 곳.
Southbank Promenade에서의 강변 여유
야라강을 따라 걷는 건 또 다른 여유를 발견하는 일. 강이 크지 않아 오히려 좋은 곳이다. 1인용 카누를 타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웠던 곳이다.
도심 도보 명소 탐방
▶ Flinders Street Station: 노란색 외관과 시계탑이 포토존이자 랜드마크.
▶ Federation Square & ACMI: 디지털 예술 좋아한다면 여기서 한참 붙잡힐 준비 하자.
▶ St Paulʼs Cathedral: 안에 들어가면 고요해지는 기분. 고딕 양식의 무게가 무겁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다.
▶ Hosier Lane: 그라피티가 예술이 되는 공간. 그냥 걷기만 해도 작품 감상 완료.
▶ Royal Arcade: 유럽 느낌 물씬. 여기서 걷는 순간, ‘도시에 들어왔다’는 기분이 찐으로 든다.
스테이크로 마무리: Grill 66
여행 중 만난 스테이크. T본 스테이크에 머시룸과 블루치즈 소스까지. 살짝 고기가 얇아 아쉬웠지만 한국에서 이 정도 즐기려면 돈이 두배로 들 거다.
3일 차: 바다의 평온과 피츠로이의 열기
에어비앤비 이동: Fitzroy 감성으로
10 Howe St, Fitzroy. 도심과는 다른 결을 가진 동네다. 체크인 전 짐을 맡길 곳이 없으니 시간 맞춰 가야 한다.
잔잔한 해변: St Kilda Beach 산책
멜버른에서 6km만 나가면 이런 해변이? 스카이라인 없이 탁 트인 수평선. 펭귄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는 했는데 보지는 못했다.
바닷가 점심: Gillie and Marc Dogman and Rabbitwoman St Kilda
눈앞은 바다. 테이블엔 맛있는 음식. 여기선 대화보다 멍 때리기가 더 어울린다. 다만, 내 음식을 노리는 갈매기로부터의 공격을 잘 방어해야 한다. 갈매기가 정말 많이 달려든다. 이곳 상징인 강아지와 토끼 동상에서 사진 한 컷은 필수
밤의 정점: 피츠로이의 라이브 공연장
▶ The Night Cat: 일요일 밤엔 살사 밴드가 공간을 지배한다. 살사를 못 춰도 상관없다. 음악만 즐겨도 입장료 15 AUD 이상의 가치가 있다.
▶ Baxterʼs: 별다른 꾸밈도 없고 무대도 소박하지만 그 안에 진짜가 있다. 라이브와 맥주 한 잔. 이게 바로 피츠로이 바이브다.
4일 차: 여유롭고 맛있는 로컬의 아침
Lune Croissanterie Fitzroy에서의 시작
전날 라이브의 여운이 남아도 아침은 또 맛있어야 한다. 멜버른 아니 세계 최고라 하는 크루아상집. 다른 곳과 달리 촉촉하고 달달한 맛이 일품이다. 행복하다.
Industry Beans Fitzroy에서 브런치
브런치는 곧 기분이다. 여긴 감성, 맛, 분위기 삼박자가 완벽하다. 로스터리 커피와 감각적인 메뉴가 조화를 이룬다.
마지막 산책 & 쇼핑
그라피티 골목 와 독립 서점 그리고 작은 빈티지 숍들. 굳이 뭘 사지 않아도 마음이 꽉 차는 그런 시간이다. 바에서 칵테일 한 잔을 해도 좋다. 여기에선 운전을 하지 않으니깐
시드니로 출발
체크아웃은 12시. 우버로 다시 멜버른 공한을 향한다. 이제는 시드니. 시드니는 멜버른과 어떻게 다를까. 기대를 안고 출발한다.
여행 팁 한눈에 보기
항목 | 정보 |
교통카드 | 멜버른 CBD는 무료 트램 구간, St Kilda·Fitzroy는 myki 카드 필요 |
숙소 구성 | Dorsett Melbourne(1 ~ 2 일차) + Fitzroy 에어비앤비(3 ~ 4일차) |
카페 운영 | 대부분 오전 7 ~ 8시 오픈, 오후 3 ~ 4시 조기 마감 주의 |
안전 정보 | St Kilda는 밤 시간대 주의, 동선은 미리 파악할 것 |
공연 정보 | The Night Cat은 일요일 한정 운영, Baxterʼs는 자유 입장 |
지금까지 멜버른 3박 4일 완벽 루트를 알아봤다. 물론, 이대로 가지 않아도 된다. 모두 다 가보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들러도 괜찮다. 어디 가나 기본 이상되는 커피. 걷거나 무료 트램만으로도 구경할 수 있는 멜버른 CBD, 예술과 음악의 피츠로이에서 여유를 갖고 다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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