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하면 흔히 화장품 쇼핑, 외국인 관광객, 길거리 음식이 먼저 떠오르지? 그런데 이번 명동 나들이는 커피 덕후의 명동 카페 투어다. 명동 한복판의 카페 세 곳을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이름부터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루리커피(ㄹㄹㅋㅍ)' 그리고 '호우커피 명동 팝업스토어' 마지막으로 '라사르커피 명동점'까지. 세 카페의 개성과 스타일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하루 동안 완전히 다른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첫 번째 방문지: 루리커피(ㄹㄹㅋㅍ) - BOP 게이샤의 만남
명동역 3번 출구에서 퍼시픽 호텔 옆 왼쪽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루리커피가 있다. 간판이 눈에 잘 띄지 않아 지나치기 쉽다.

계단을 올라 입구에 서면 '초럭셔리 커피'라는 목간판이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흰 벽과 우드 인테리어의 깔끔한 공간이 반긴다. 입구 왼쪽엔 아메리카노나 라테를 주문할 수 있는 존이 있고 안쪽엔 바형 테이블이 있는 핸드 드립 공간이 별도로 있다. 이곳의 핵심은 드립 커피다. 그것도 그냥 드립이 아니다. 파나마 BOP 경매 낙찰 원두 심지어 한 잔 가격이 9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게이샤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바리스타 추천으로 두 잔을 주문했다. 하나는 워시드 계열의 BOP 24 블랙문 이클립스 다른 하나는 내추럴 계열의 라마스투스 아과카티요. 8g 원두로 브루잉하며 멜리타 01 드리퍼를 사용해 총 4회 푸어링. 추출엔 칠링볼까지 동원된다. 드립에 이토록 정성을 들이는 곳 보기 드물다.

커피는 와인잔에 서빙된다. 향을 온전히 느끼기 위한 선택. 블랙문은 재스민티 같은 꽃향이, 아과카티요는 블루베리 향과 허브 같은 느낌이 났다. 커피가 아니라 고급 티처럼 느껴졌다. 커피에 대한 대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나 게이샤를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추천한다.

두 번째 방문지: 호우커피 명동 팝업스토어 - 수박 말차의 반전
루리커피에서 바리스타가 추천해 준 다음 카페는 호우커피 명동 팝업스토어. 한국 챔피언 로스터 김민호가 있는 곳이라고 소개해줬지만 정작 추천 메뉴는 수박 말차.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이곳은 명동역 4번 출구에서 150m쯤 떨어진 호텔 뉴오리엔탈 1층에 위치해 있다. 간판은 DRIP & DROP이 걸려 있고 HOWW라는 로고가 기둥에 붙어 있다. 이름도 간판도 살짝 애매하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느낌이 다르다.
그레이 톤의 인더스트리얼한 공간. DRIP & DROP과 HOWW의 콜라보 형태로 보인다. 시그니처 수박 말차와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수박 말차는 단맛과 짠맛 그리고 말차의 쌉싸름함이 균형을 이루는 재밌는 맛이었다. 말차를 진하게 즐기는 사람에겐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대중적이고 트렌드 한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에스프레소는 마카다미아 두 알과 함께 나왔다. 산미보다 단맛 그리고 농도가 있는 묵직한 스타일. 처음엔 쓰다고 느꼈지만 마카다미아와 함께 먹으니 밸런스가 맞았다. 단, 설탕은 따로 요청해야 한다. 방문한 날은 주문 및 커피 추출을 한 명의 바리스타가 도맡아 대기시간이 꽤 길었다. 팝업 특성상 혼잡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마지막 방문지: 라사르커피 명동점 - 이탈리안 감성의 진짜 에스프레소 바
세 번째이자 마지막 카페는 라사르커피 명동점. 루리커피가 고급 스페셜티, 호우커피가 트렌디한 팝업이라면 라사르는 정통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바의 향기가 물씬 나는 공간이다.
명동역 10번 출구에서 도보 1분 거리 건물 코너에 자리 잡은 이곳. 검은 프레임의 외관부터 클래식한 무드를 풍긴다.

내부는 콘크리트 천장과 검은 대리석 바 그리고 베이지 바닥으로 구성돼 고급스러운 느낌. 1층은 스탠딩과 주문 공간으로 2층은 좌석 공간인데 소파 존과 나무 의자 존으로 나뉘어 있다.

주문은 신속하고 정확하다. 앉을 건지 물어보고 메뉴판을 건넨 뒤 세팅까지 일사천리. 에스프레소 2,000원으로 가격이 굉장히 합리적이다. 특히 에스프레소는 회전 속도가 빠르다. 진짜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바를 보는 듯하다.
기본 에스프레소와 카페 스트라파짜토를 주문했다. 둘 다 설탕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어 저어 마시라고 안내해 주지만 젓지 않고 마셨다. 에스프레소는 초콜릿 향과 고소한 견과류 풍미가 느껴졌고 스트라파짜토는 위에 뿌려진 카카오 파우더 덕에 조금 더 쌉싸름한 맛이 돌았다.

커피 한 잔에 이렇게 다양한 에스프레소 스타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곳은 빠르게 마시고 빠져나가는 콘셉트이다. 여유로운 커피를 원하는 사람에겐 안 맞을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의 치고 들어오는 느낌을 경험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명동에서 커피 한 잔 이상을 경험하다
이번 명동 카페 투어는 서로 다른 분위기와 철학을 가진 카페 세 곳을 돌며 커피가 얼마나 다채로울 수 있을까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루리커피에서 커피를 매개로 깊은 대화를 나누고 호우커피에서 비주얼과 맛의 균형을 즐기고 라사르커피에서 진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깔끔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커피 취향을 찾고 있는 입문자, 고급 원두에 관심 있는 애호가, 빠르게 커피 한 잔을 해결하고 싶은 실용주의자 모두에게 각각 적합한 공간이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명동 카페 투어,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커피에 진심인 사람: 루리커피의 정교한 드립은 커피 애호가라면 무조건 체험할 만하다.
- 트렌디한 메뉴를 좋아하는 사람: 수박 말차 같은 시그니처 음료가 궁금하다면 호우커피가 제격.
- 에스프레소 러버: 빠르고 강렬한 이탈리안 감성을 원한다면 라사르커피가 정답이다.
세 곳 모두 각자의 개성과 깊이를 가지고 있다. 명동에서 커피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순서 그대로 투어를 계획해 보길 권한다. 반나절 정도면 충분하고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시선이 확 바뀌는 하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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