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 을지로 반나절 투어. 명동에서 자연스럽게 을지로로 이동했다. 2시경 명동교자에서 먹은 뒤 시간이 꽤 흘렀고 저녁이 가까워지니 배가 고파졌다. 딱히 미리 검색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은 감으로 골라보기로. 그러다 골목 어귀에서 '말차 막걸리 POP'가 눈에 꽂혔다. 말차 막걸리 때문에 방문한 을지로 솥밥 다이닝 누룩. 오늘 소개할 맛집이다.

말차는 요즘 트렌드한 음료 및 음식 재료다. 떡볶이에도 들어가니 말이다. 이걸 막걸리에 넣었다고? 이건 못 참지. 아무 정보 없이 바로 입장했다. 입구에 들어가다 알게 됐다. 여기가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곳이란 걸. 알고 나니 약간 김이 새긴 했지만 그냥 나오기엔 너무 늦었다.

깔끔한 인테리어, 대기업의 손길이 느껴지는 공간
누룩은 을지로의 트렌디한 복합문화공간 을지토끼굴 안에 있다. 주소는 을지로 14길 13. 내부는 132㎡, 약 40평 정도 되는 규모다. 흰 벽과 우드 톤의 테이블. POP의 톤 앤 매너도 통일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분위기다. 아주 개성 넘치는 공간은 아니지만 딱 보기 좋고 편안한 공간이다. 무엇보다도 모던한 한식 다이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정갈하다.


막걸리와 무우 지짐이
입장 후 메뉴판을 보니 술 구성이 제법 괜찮다. 막걸리는 저도수부터 9~12도 고도수까지 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증류주도 문배술, 화요, 일품진로까지 라인업이 괜찮다. 개인적으로 전통주도 좋아해 반가운 구성.


하지만 오늘의 픽은 말차 막걸리다. POP 보고 들어온 만큼 주문 안 하면 섭섭하다. 그리고 함께 주문한 안주는 무우 지짐이. 이건 이름부터 궁금증을 자극했다. 무를 전처럼 부쳤다고? 먹어본 적 없는 조합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아참, 말차 막걸리는 메뉴판에는 없다. 아마도 최근 생긴 메뉴인 듯

말차 막걸리, 쌉싸름보단 단맛의 균형
막걸리가 먼저 나왔다. 어떤 베이스인지 물어보니 '느린마을 막걸리'라고. 익숙한 맛이라 기본은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한 잔 따라보니 색은 약간 탁한 연둣빛. 맛은 예상보다 달았다. 일반 느린마을보다도 단 편이었다. 아마 말차의 쌉싸름함을 낮추기 위해 단맛을 조정한 듯하다.

쌉싸름한 말차 맛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말차의 향은 끝에 살짝 올라오는 정도. 하지만 막걸리 자체의 부드러움과 단맛이 나쁘지 않아 전반적으로 밸런스는 괜찮았다. 집에서도 말차 가루를 타서 한 번 실험해보고 싶은 조합이다.

무우 지짐이, 오늘의 반전 메뉴
그리고 등장한 무우 지짐이. 오늘의 진짜 하이라이트였다. 겉모습은 육전과 비슷하다. 무를 얇게 썰어 양념하고 전처럼 지져낸 듯하다. 하지만, 전처럼 기름지거나 밀가루가 들어간 전의 느낌은 아니다. 식감은 폭신하고 간이 잘 배어 있다. 무를 미리 양념에 데쳐서 조리한 듯한데 입에 넣자마자 무에서 단맛이 감돈다.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입에 착 붙는 이 안주,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다. 전통적인 전의 틀을 살짝 비틀었는데 그 시도가 꽤 성공적이었다.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고 단독으로 먹어도 훌륭하다.
점심 메뉴는 솥밥, 저녁엔 막걸리와 안주
메뉴판에는 솥밥이 있지만 저녁에는 주문할 수 없다. 우리보다 뒤에 온 손님이 솥밥을 주문했지만 직원이 지금은 안 된다고 말했다. 누룩의 솥밥은 점심 메뉴로만 운영되는 듯하다.

대표 솥밥은 텃밭 솥밥과 갈치 솥밥이라 한다. 텃밭 솥밥은 단호박, 죽순, 연근,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 계절 채소가 푸짐하게 올라가는 건강식. 갈치 솥밥은 순살 갈치구이에 무가 곁들여진 조합으로 구수한 된장찌개와 겉절이 김치까지 한상차림으로 나온다고 한다.
솥밥이 궁금하다면 점심시간에 재방문하는 게 좋을 듯하다. 저녁 시간에는 한식 안주와 막걸리를 중심으로 메뉴 구성이 되어 있으니 술 한잔 곁들이며 분위기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CJ표 다이닝 실험실
누룩은 전통 한식의 깊이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솥밥과 안주 그리고 전통주 라인업이 꽤나 괜찮고 신선하다. 그리고 정돈된 기획력이 느껴지는 공간 구성까지. 대기업이 해석한 한식집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추천하는 메뉴는 말차 막걸리와 무우 지짐이. 이 두 메뉴는 이곳 정체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현대적 감성의 한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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