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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ka

오사카 도톤부리(道頓堀) 방문기: 글리코상부터 오코노미야키까지

교토에서 오사카로 넘어온 날 호텔에 짐을 풀고 나니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교토에서 너무 돌아다니느라 힘들어 오늘은 가볍게 쉬어야지 했었다. 하지만 창밖이 어두워지자 발이 먼저 움직였다. 그래서 방문한 곳 바로 도톤부리다. 오사카에 왔는데 이곳을 가지 않는다면 안 가면 오사카를 가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오사카 도톤부리 방문기 시작한다.

어두워진 저녁 다리 뒷 편에 조명이 들어온 간판들이 눈에 띈다.
오사카 글리코상


도톤부리는 오사카의 대표 번화가다. 네온사인, 강변 산책로 그리고 먹거리.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잡히는 동네다. 도톤부리는 낮에도 활기차지만 진짜는 밤이다. 불빛이 켜지는 순간 '그래, 나 오사카야'라고 하듯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도톤부리는 이렇게 시작됐다

여기서 살짝 역사 얘기만 하고 넘어가자. 도톤부리는 1612년 야스이 도톤이 운하를 개착하면서 시작됐다. 에도 시대부터 상업과 연극의 중심지였다. 또한 메이지 시대에는 오락가로도 유명해졌다. 그렇다 이곳은 원래부터 사람이 모이는 곳이었다. 그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도톤부리는 밤이 정답이다

어둑해진 도톤부리는 네온 불빛이 더 화려하다. 도톤부리는 낮에는 그냥 번화가인데, 밤에는 오사카가 된다. 사진을 제대로 건지고 싶다면 밤 7시에서 9시 사이가 조명 최고조라고 한다. 인파 피하고 싶으면 평일 오전이나 늦은 밤이 낫겠지만 여행지의 꽃 중 하나는 사진이니 인파는 어쩔 수 없다.

4층 건물 팬더가 튀어나오는 듯한 미디어 아트로 꾸민 상가 건물
도톤보리 근처 미디어 아트로 꾸민 상가 건물

 

글리코상 그리고 에비스바시

오사카 소개 사진에 꼭 등장하는 그 장면. 두 팔을 번쩍 든 채 뛰는 남자 간판. 글리코상이다. 호텔이 있는 난바 쪽에서 걸어와 에비스바시 다리 위에 섰다. 이 다리에서 정면으로 찍는 글리코상은 오사카에서 반드시 찍어야 하는 사진이다. 왜냐면 도톤부리에 오면 여기서 찍는 게 룰처럼 되어버렸기 때문. 이게 오사카의 증명사진 같은 거다.

 

두 손을 들고 뛰고 있는 글리코상
오사카 명물 글리코상

 

 

강변, 도톤부리의 진짜 분위기

다리에서 사진을 찍고 아래로 내려가면 리버워크다. 이 강변 산책로를 이용하면 강을 따라 쭉 걸을 수 있다 물론 사람도 많다. 정말 많다. 사람에 치여가며 걷는 것도 이곳의 재미라면 재미다. 오히려 한가한 도톤부리는 상상이 잘 안 된다. 강물을 보면 네온이 비친다. 리버워크에서 네온사인을 올려다보거나 물에 비친 반영을 활용해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잊지 말자 도톤부리다운 사진은 강변에서 나온다.

밤하늘과 건물 조명으로 밝은 도톤부리 강변
도톤부리 강변과 크루즈

 

도톤부리는 간판 구경이 반, 먹방이 반

도톤부리의 재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거다. 간판을 보다가 배고파진다. 커다란 게가 매달린 간판도 있고 커다란 튀김 모형이 붙은 간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과장된 스케일이다. 이 간판을 보면 일본에 온 게 실감 난다.

게 모형과 튀김 모형이 크게 자리 잡은 간판들
거재미있는 간판들

 

도톤부리에서 제일 큰 재미는 먹거리다. 이 동네는 굳이 특정 맛집을 찍고 들어가는 것보다 걸어 다니다가 마음이 끌리는 곳에 들어가는 편이 더 잘 맞는다. 그리고 한 곳에서 많이 주문하지 말고 조금씩 여러 군데에서 맛보는 걸 추천한다.

 

우리는 문어와 가재 그림이 있는 가게에 들어갔다. 거기서 주문한 건 딱 두 가지. 맥주 그리고 오코노미야키. 맛은 솔직히 말해 관광지의 흔한 맛이었다. 아주 특별하진 않다. 도톤부리의 인파 속에서 걷다가 잠깐 쉬어가며 먹기 좋은 메뉴다. 뜨거운 철판 냄새와 함께 오코노미야키 한 입, 맥주 한 모금. 피곤이 풀린다.

가재와 문어 그림으로 꾸며진 가게 내부오코노미야끼 위에 소스와 가쓰오부시가 올려져 있다.
도톰부리에서 오코노미야끼

크루즈는 이번엔 패스, 그래도 정보는 알아두자

도톤부리강에서는 크루즈나 수상택시를 탈 수도 있다. 우리는 타진 않았지만 수상택시는 1인 1,200엔에 20분 코스란다. 기본 정보에는 15분 코스의 도톤부리강 크루즈도 있다. 운영사나 코스에 따라 시간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핵심은 강 위에서 보는 야경이다.

 

이날 수상 택시나 크루즈는 타지 못했지만 배가 덜 고픈 타이밍에 한 번쯤 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도톤부리는 걸어도 좋지만 떠다녀도 좋을 곳인 듯.

 


 

오사카의 체력 소모형 테마파크

도톤부리는 에너지 넘치는 번화가 그 자체다. 사람 많고 간판은 크고 냄새는 자극적이며 빛은 화려하다. 그래서 오사카 첫날밤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글리코상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기고 강변을 따라 걷다가 맥주와 오코노미야키로 잠깐 쉬며 '오사카 왔구나'를 제대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