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시야마 치쿠린에서 찾은 니시키 시장(錦市場). 도착해 보니 어제저녁 방문했던 SPRING VALLEY BREWERY와 마스야 사케텐 근처. 400년 역사의 교토 재래시장과 조용한 골목 안의 스페셜티 커피 바 위켄더즈 커피(WEEKENDERS COFFEE TOMINOKOJI). 이 둘의 조합은 꽤나 완벽한 코스였다.

교토의 부엌 - 니시키 시장
니시키 시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지다. 약 4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이곳은 교토의 부엌이라는 별명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아케이드형 지붕 아래 폭 3~5미터의 좁은 골목을 따라 100여 개의 점포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부터 이어진 생선 시장의 명맥은 여전히 생생하다.
시장 음식들은 말 그대로 교토 스타일. 딱히 정해진 곳 없이 걷다가 맛있어 보이는 곳에 들어가 한 점씩 맛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가장 눈에 띈 건 역시 구이류들. 그래서 처음 들어간 곳에서 가리비 구이와 작은 문어(주꾸미인가?) 그리고 새우구이를 먹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해산물 구이들이다. 간이 잘 배어 꽤나 맛있다.

그다음으로는 게살 구이다. 먹다 보니 진짜 게살인지 게맛살 구인지는 정확하지는 않다. 여하튼 이것도 맛있었다. 그리고 들고 다니면서 먹은 장어구이는 그 맛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와규 꼬치구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역시 나는 바다보다는 육지 고기인가!!.


그런데 다리가 아프다. 이쯤에서 잠시 숨 돌릴 곳이 필요했다.
미니멀한 쉼 - 위켄더즈 커피

니시키 시장에서 도보 2분. 골목 끝 주차장 안쪽에 조용히 숨어 있는 위켄더즈 커피(WEEKENDERS COFFEE TOMINOKOJI)는 그야말로 교토스러운 장소다. 처음에는 길을 살짝 놓쳤다. 큰 간판도 없고 건물도 크지 않다. 구글맵을 보다 지나쳐 다시 돌아가 보니 일본 전통 가옥 구조의 작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어 저기구나 하며 찾았다.

내부는 말 그대로 미니멀. 테이블도 거의 없다. 자리는 외부의 두 개뿐. 대부분의 손님들이 테이크아웃을 하고 남은 사람들은 서서 커피를 즐긴다. 나는 운 좋게 외부 좌석을 확보하고 커피를 마셨다. 주문은 드립 커피로. 라이트 로스트 싱글 오리진의 깔끔한 산미와 향미가 입안을 정갈하게 정리해 준다. 일본 커피 중에는 유난히 강배전이 많은데 이곳은 내가 평소 즐겨 마시던 요즘스러운 커피라서 반가웠다.

카페는 수요일 휴무이고 평일 오전 방문이 한산하단다. 커피는 500~800엔 선. 대표 메뉴는 플랫 화이트와 드립 커피이며 모든 음료가 가격 이상의 만족도를 준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들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아쉬움이 있다면 좌석. 피곤한 다리에 쉼을 주기 위해 들렀지만 좌석이 많이 없다. 하지만 커피 한 잔이 주는 만족감이 피로를 어느 정도 달래줬다. 생각해 보면 이런 느낌이야말로 여행의 진정한 여운이 아닐까 싶다.
니시키 시장과 위켄더즈 커피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루트는 니시키 시장 서쪽 출구(신교고쿠 상점가 방향)를 통해 나와 富小路通(토미노코지 도리)를 따라 걷는 것. 불과 2분 거리지만 이 짧은 거리에는 분위기가 180도 바뀐다. 북적이던 시장과 달리, WEEKENDERS COFFEE TOMINOKOJI가 있는 골목은 조용하고 여유롭다. 시장의 활기와 커피의 정적이 절묘하게 맞물리는 지점이다.
시장의 신선한 간식들을 여유롭게 즐기고 커피까지 한 잔 곁들이면 반나절 교토 여행 코스로 손색이 없다. 니시키 시장 내 니시키 텐만구 신사에 들러 소원을 빌어도 좋다. 시장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길거리 음식을 즐긴 후 골목 안의 로스터리에서 여유를 만끽하면 된다.

교토에서의 작은 완성
여행이란 여러 경험들의 조합이다. 북적임과 조용함, 맛과 향 그리고 걷기와 앉기. 이 모든 것이 균형 있게 맞춰질 때 여행은 깊어지고 오래 기억된다. 니시키 시장(錦市場)과 위켄더즈 커피(WEEKENDERS COFFEE TOMINOKOJI)는 이 균형을 잡아주는 조합이었다. 교토에서의 하루가 풍성해지는 이 조합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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