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번엔 시드니 속 이탈리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정확히는 피자와 파스타. 세계 어디든 피자와 파스타는 먹을 수 있다. 그곳이 동남아든 유럽이든 오세아니아 대륙이든 상관없다. 그만큼 대중화된 메뉴. 그래서 맛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오늘은 시드니에서 즐긴 이탈리아 피자와 파스타를 소개해본다.
Pasta Emilia: 이탈리아 가정식 맞아?
Pasta Emilia. 수제면 파스타라는 것과 이탈리아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는 소개에 끌려 찾았다. 수제 파스타와 이탈리아 가정식은 어떨까?
영업 시작과 동시에 가게이 들어갔다. 사장 혹은 매니저 같은 분이 인사를 하며 예약 여부를 물어봤다. 예약하지 않았다고 하니 알았다면서 안쪽으로 안내했다.
가게는 매우 아늑했다. 어둡다 싶을 정도로 조도가 낮았다. 양쪽 벽면에는 컵과 유리잔이 진열된 장이 뒤쪽 벽면에는 유리우드로 된 조리기구들이 걸려있었다. 유럽 주방과 같은 인테리어다. 소박하면서도 이탈리아 전통이 느껴졌다. 조금은 구석진 곳 2인석으로 안내했다. 중앙 넓은 자리는 예약석인 듯했다. 모든 테이블은 유리잔, 와인잔, 접시 및 포크와 스푼이 세팅되어 있었다.
다른 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았다. 이곳은 면과 소스를 직접 만든다고 한다. 비건, 글루텐 프리 메뉴도 있으니 참고. 직원의 추천으로 파스타 2개와 빵 글리고 글라스 와안 두 잔을 주문했다. 빵은 소스에 찍어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추가로 주문한 것.
맛은 확실히 정통 이탈리안. 간이 강했지만 정직했고 파스타 면발의 질감은 그 어떤 기계 파스타로는 흉내 낼 수 없는 깊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대중적인 파스타 집과는 결이 달랐다. 어떻게 보면 건강한 맛이고 어떻게 보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거로 느껴졌다.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서였는지 빵은 괜히 주문했다 싶었다.
단, 가격은 가정식이라고 하기엔 비싸다. 이 조합으로 한화 15만 원을 지불했다. 예상대비 두 배 정도. 가볍게 방문했다가 4만 원 되는 파스타 가격에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을 먹는 동안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다. 어느덧 만석. 이곳 정말 맛집구나 싶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도 꽤 있는 듯했다.
☞ '진짜 이탈리아'를 맛보고 싶다면 여기서 한 끼 해볼 만하다.
Westwood Pizza: 시드니 최고 맛집
이 집은 Primary Coffee 사장님이 추천해 준 곳이다. '시드니에서 제일 맛있는 피자'라고 소개한 곳. 그 한마디에 뉴타운으로 향했다. 뉴타운은 시드니의 피츠로이 같은 동네. 거리마다 그라피티가 살아있고 작은 갤러리와 빈티지 숍이 코너마다 자리 잡고 있었다.
시드니의 젊고 힙한 감성이 이 동네에 다 몰려있는 것 같았다.
가게는 작았다. 오픈 시간인 5시를 조금 넘겨 도착했는데 안쪽 자리는 벌써 다 찼다. 바깥쪽 남은 한자리를 간신히 차지할 수 있었다.
추천받은 '허니 갈릭 피자'와 맥주를 시켰다. 역시 포크나 나이프는 없다. 손으로 들고 먹어야 한다. 첫 입은 꽤 짰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정도로 짠 피자를 먹기란 힘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맛있다. 한 조각 먹으면 그다음 조각이 자연스럽게 손에 들어온다. 정말 촉촉하고 묵직한 피자 도우 때문인 듯.
☞ 피자를 좋아하고 줄 서는 걸 감수할 수 있다면 꼭 가봐야 할 곳.
단, 시드니 CBD에서 꽤 떨어져 있고 주변에 놀 것이 마땅치 않을 수 있다. 피자만 먹으러 왕복 1시간 20분 정도 시간을 쓸 수 있다.
Al Taglio: 바삭함의 끝을 보여준 크리스피 피자
이곳은 계획에 없던 곳이다. 산책 중 우연히 마주친 가게 앞 스탠드 베너. 거기엔 '2025 시드니 최고 피자'라는 거대한 문구가 붙어 있었다. '이 배너 진짜일까?'
결국 호기심에 못 이겨 가게를 찾았다. 그날따라 배는 차 있었지만 마음은 아직 남아 있었다. 직원에게 외부 좌석에 앉아도 되냐고 물어봤다. '물론 OK'
직원에게 추천받은 피자와 맥주를 주문했다. 피자 비주얼이 남다르다. 비주얼 못지않게 식감도 남달랐다. 크리시피 한 도우가 특징인 피자. 여기는 Westwood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Westwood에 비해 익숙한 맛이었다. 하지만 도우 자체의 바삭함이 캐릭터를 바꾼 케이스.
☞ 촉촉한 도우보다 바삭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기다.
여행에서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동네 분위기, 공간의 느낌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담긴다. 시드니에서 먹은 이탈리아 피자와 파스타. 세 곳 모두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서로 다른 성격을 가졌다. 이게 진정한 맛집의 기준 아닐까? 비슷하지 않은 저마다의 개성.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먹는 메뉴지만 시드니에 먹는 피자와 파스타는 또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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