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의 밤. 살사바와 라이브 록바를 찾아다녔던 것이 꽤 좋았다. 시드니에 오자마자 같은 걸 찾기 시작했다. 춤이든 음악이든 뭔가를 듣고 몸을 맡길 수 있는 공간. 그렇게 찾은 곳이 BarMe, Establishment Bar, Pontoon Bar 이 세 군데다. 하나는 재즈 클럽 다른 둘은 살사와 바차타가 흐르는 라틴 바. 시드니 재즈바와 라틴 바(살사 바)는 어떨까 지금부터 가보자.
BarMe: 화요일엔 블루스, 수요일엔 재즈
BarMe는 지하 재즈 클럽이다. 구글맵을 쫓아 도착했는데 1층에 연주 무대가 없디. 잘못 왔나 싶어 바텐더에게 물어보니 1층 바에서 칵테일이나 음료를 주문하고 지하로 내려가면 된단다. 맥주를 받아 지하로 내려가니 그 아래에 진짜 무대가 있다.
이곳은 요일별로 다른 장르의 공연이 열린다. 화요일은 블루스 잼, 수요일은 재즈, 목요일엔 라이브 드로잉과 음악의 컬래버레이션. 금요일과 토요일 밤엔 스탠딩 코미디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화요일과 수요일이 딱이다.
우리가 방문한 건 수요일 밤 재즈 공연. 신기하게도 무대 위 연주자들은 모두 70세는 족히 넘어 보였다. 피아노, 베이스, 색소폰 익숙한 구성인데도 연주는 묵직했다. 저렇게 나이 들어서까지 좋아하는 걸 하고 있는 연주자들이 부럽기도 하고, 멋있기도 했다.
관객은 다섯 명. 대부분 연주자들과 나이가 비슷했다. 이곳에 사시는 오래된 단골 느낌. 우리만 동양인이고 나이도 어렸다. 어디 가서 나이 어리다는 이야기는 안 듣는데 꽤나 놀랍니다. 공연이 끝나자 연주자 몇 분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다음 주에는 빅 밴드로 연주할 거니 또 오라 권유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음 주 수요일엔 한국에 있을 예정.
입장료는 따로 없었다. 그냥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밤.
☞TIP: 공연 시간표는 요일마다 다르니 사전 확인 필수.
Establishment Bar: 화요일엔 살사데이!
평일엔 고급 바인데 화요일 밤만 되면 살사 바가 부분 열린다. 이 두 개의 극단이 공존하는 곳이 바로 Establishment Bar다. 입장료는 없다. 게다가 7시 30분쯤 무료 살사 강습도 진행 됐다.
무료 강습은 스킵하고 소셜 댄시 진행시간에 맞춰 바를 찾았다. 바차타와 살사가 번갈아 흘러나왔고 DJ의 음악에 맞춰 라이브 퍼커션이 깔린다. 그 리듬에 몸을 맡긴 채 아내와 소셜을 즐겼다. 문제가 있다면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것. 조금이라도 주의가 흐트러지면 다른 사람의 발을 밟기 십상이다. 아마도 이 무료 강습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였나 보다.
☞ TIP: 신발은 편한 걸로. 복장은 캐주얼하지만 약간의 포인트를 주는 것도 괜찮다. 파트너에 대한 예의니깐
Pontoon Bar: 시드니의 바닷가의 또 다른 밤
Pontoon Bar는 Establishment Bar보다 더 자유로운 곳이다. 장소는 달링하버. 바닷가의 테라스 바. 이곳에서 매주 목요일 살사 데이가 열린다.
살사와 바차타 음악이 번갈아 나오는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이틀 전 Establishment에서 봤던 사람들이 여기에도 있었다. ‘아, 이 사람들도 이렇게 시드니의 밤을 보내는구나’ 싶었다.
여기도 입장료는 없다. 춤을 추다 목이 마르면 맥주 한잔으로 목마름을 달래면 된다. 춤을 추다 잠깐 바를 빠져나가면 밤의 바다를 볼 수 있다. 바다는 컴컴하지만 조명이 둘러싼 바닷가는 볼만하다.
지금까지 시드니의 밤을 책임진 시드니 재즈 바와 라틴 바(살사 바) 세 곳을 살펴봤다. 시드니의 낮엔 커피와 자연 그리고 미술이 있었다. 그리고 밤에는 음악과 리듬이 꿈틀댄다. BarMe에선 음악과 오래된 연주자들의 에너지가 Establishment Bar에선 라틴 리듬 속 열기가 Pontoon Bar에선 바다와 살사 리듬의 자유가 느껴졌다. 낮부터 밤까지 원하는 것을 하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느껴 본 지 얼마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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