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써리힐즈 커피 투어: Artificer Coffee와 Reuben Hills 그리고 Single O

오늘은 커피 얘기다. 호주 커피 Two Top 중 하나인 시드니가 그 주인공이다. 물론 시작은 멜버른이었다. 멜버른에서 마신 커피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뚜렷하고 진한 멜버른만의 커피. 그래서 기대를 안고 시드니 커피를 즐겼다. 장인 정신이 담긴 멜버른 커피와 다른 여유롭고 감각적인 시드니 커피를. 시드니에서 커피를 즐기려면 꼭 들려야 할 동네가 있다. 바로 써리힐즈(Surry Hills)다. 오늘은 시드니 써리힐즈 커피 투어로 Artificer Coffee와 Reuben Hills 그리고  Single O를 같이 가보자.

시드니 써니힐스 아티피셔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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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ficer Coffee

Artificer(아티피서)는 그 이름처럼 장인을 위한 공간이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면 당황할 수도 있다. 메뉴판에는 커피 외 다른 옵션이 없다. 브런치는 기대하지 말자. 커피를 마시러 온 사람만 들어오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느껴질 정도다.

커피만 보이는 Artificer Coffee 메뉴판

 

주문한 건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 필터 커피. 바리스타는 신중하고 섬세하게 커피를 내린다. 첫 모금에 산뜻한 산미가 퍼졌고 뒤이어 라이트 한 바디감과 은은한 꽃향이 입 안을 감돌았다.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 필터 커피

 

커피만을 위한 공간 Artificer는 조용한 골목 끝에서 찾을 수 있다. 간판도 작아서 지나칠 수 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자. 카페 앞 손님들이 여기가 Artificer임을 알려주고 있으니까.

Artificer Coffee 전면

 

 

Reuben Hills

Artificer에서 도보 13분 Albion Street을 지나 Bourke Street을 걷다 보면 인더스트리얼 풍 건물이 보일 거다. 외관은 오래된 창고 같고 내부는 탁 트인 공간. 바로 Reuben Hills(루벤 힐스)다.

Reuben Hills 후문

 

2012년 오픈 이후 줄곧 시드니 커피 신의 중심을 지켜온 이곳은 마이크로 로스터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며 늘 다양한 싱글 오리진 원두를 소개한다. 무엇보다 Reuben Hills의 장점은 공간. 높은 천장과 여유로운 테이블 배치는 혼자 와도 여럿이 와도 부담이 없다. 바리스타들도 자연스럽고 친절하다.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아침 일찍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니카라과 에스프레소와 페루, 콜롬비아 배치브루를 주문했다. 니카라과 에스프레소는 산미가 먼저 툭 하고 치고 들어오는데, 불쾌하지 않다. 그 산미를 부드러운 단맛이 따라가며 깔끔한 피니시로 마무리된다. 초심자도 즐길 수 있을 만큼 균형이 좋다. 페루 배치브루는 잡미 없이 깔끔했다. 콜롬비아 배치브루는 허브향이 도는 생기 있는 맛이었고,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이었다.

페루 및 콜롬비아 배치브루

 

여기서 브런치를 함께 즐기는 것도 인기지만 커피만으로도 충분하다.

 

 

Single O

커피 투어의 마지막은 Single O(싱글 오)다. 시드니 커피 문화를 대표하는 이름 중 하나로 2003년 Emma와 Dion 부부가 시작한 독립 로스터리다.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 매장 외부의 그라피티와 인더스트리얼한 내부가 이곳만의 분위기를 만든다.

Single O 전면

 

에스프레소와 말차 라테, 바나나 브레드를 주문했다. 에스프레소는 적절한 산미와 밸런스를 갖췄고, 지나치게 쓰지 않아 설탕 없이 마시기에 좋았다. 말차 라테는 입에 닿는 순간 부드러움이 퍼지며, 씁쓸함과 단맛이 고르게 섞인 스타일이었다.

Single O의 에스프레소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Artificer나 Reuben Hills만큼의 강한 개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커피와 넓은 좌석 그리고 다양한 메뉴 구성. 기본기 탄탄한 커피와 바쁜 도심 속 한숨 돌리는 여유를 함께 주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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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리힐즈 커피 투어만으로 시드니 커피를 모두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Artificer Coffee와 Reuben Hills 그리고 Single O를 경험한다면 어렴풋이나마 시드니 커피의 다른 점을 알아채릴 순 있을 거다. 멜버른에서 시작된 커피 여정은 시드니에서 확장되었다. 조금은 더 가볍지만 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시드니의 커피. 시드니에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써리힐즈로 향하자. 그리고 커피를 경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