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쇼핑하고 여주 상생바우처를 받았다. 기왕 받은 바우처 잘 쓰고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바로 여주 시내의 두 전통시장 - 한글 시장과 세종 시장이다. 여주에 세종대왕릉이 있어서 인지 시장 이름도 한글과 세종로 독특했다. 과연 이름만큼 특별한지 지금부터 같이 가보자.

한글 시장: 조용하지만 따뜻한 거리
한글 시장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왔다. 참고로 여주 시장에서 구매 후 영수증에 도장을 받아 오면 2시간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다.

주차장 바로 옆 벽면에는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이 그려진 벽화가 있었다. 벽화 마을이 많이 진 지금 특별하게 보이진 않지만 나름 신경 쓴 모습이었다.

시장 통. 토요일 오후였지만 시장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시장 중앙 무대에서는 공연이 시작되었지만 관객은 많지 않았다. 아마도 이날은 장날(5일장)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에는 상설시장으로 운영되지만 끝자리 5일과 10일에 장이 서는 날이면 250여 개의 점포가 참여해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

시장 초입에는 의류점과 생활용품점이 즐비했다. 그중 눈에 띈 건 따숨 조끼. 원주 전통시장에서도 봤던 제품이라 반가웠다. 아내는 장모님 선물로 사겠다며 가격을 물었고 사장님은 5,000원이라 답했다. 상생바우처 사용이 가능하냐 묻자 '가능한데 거스름돈은 안 된다'고 하신다. 결국 양말까지 더해 1만 원을 맞춰 결제했다. 사장님은 '바우처 가맹점이 아직 많지 않아요'라며 웃으셨다.

시장 속에서 찾은 점심: 이가네 만두
시장 안쪽에서 바우처 사용이 가능한 음식점을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이가네 만두였다. 공영주차장 바로 앞이라 접근성도 좋고 간판부터 소박한 시장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내부는 깔끔했고 손님은 두 팀 정도 있었다. 주문은 김치만두 1인분과 바싹 불고기 냉면 세트. 먼저 나온 김치만두를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예상보다 훨씬 매운맛이 입안을 확 덮쳤다. 주인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원래 좀 매운 편이에요'라며 웃으셨다. 매웠지만 속이 꽉 차고 식감이 좋아 계속 손이 갔다.

이어서 나온 바싹 불고기 냉면 세트는 간장 베이스의 불고기와 비빔냉면이 함께 나온 구성이다. 불고기는 직접 불판에 올려 살짝 더 구워 먹을 수 있었고 냉면은 단맛이 강한 편으로 매운 만두와는 대비되는 조화였다.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고 가성비가 좋은 한 끼였다.

계산은 상생바우처 1장(1만 원)과 카드 5천 원으로 마무리. 맛과 가격 모두 만족스러웠다.

세종 시장 : 역사와 생활이 공존하는 거리
식사 후 남은 바우처 한 장을 쓰기 위해 옆길로 건너갔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세종 시장이 이어진다. 조선시대 중종 때부터 이어져 온 500년 역사를 가진 시장이라고 한다. 세종 시장 역시 장날(끝자리 4일, 9일)에 가장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세종 시장도 장날이 아니었다. 농산물 가게, 분식집, 칼국수 전문점, 국밥집 등이 있지만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먹거리 천국에서 먹을 수 없어 아쉬웠다. 세종쌀밥정식, 세종닭칼국수, 장터국밥 등 현지인 추천 맛집들도 다수 있다.

엉클 브레드: 시장 속의 감각적인 공간
바우처를 사용하기 위해 카페를 찾던 중 다른 가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빵집이 보였다. 나무 프레임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진 엉클 브레드. 시장 한가운데 꽤나 감각적인 베이커리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고소한 빵 냄새와 함께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사장님은 조리실에 있다가 우리를 맞이하러 나오셨다. 진열대에는 소금빵을 비롯한 다양한 다양한 쌀빵들이 있었다. 우리는 초코소금빵과 아이스아메리카노 그리고 차(tea)를 주문했다.

총 10,600원이었지만 사장님이 '600원은 깎아드릴게요'라며 웃으셨다. '여기까지 오는데 들어간 기름값도 안 될 텐데요'라는 농담까지 던지며. 그 한마디에 시장 특유의 정이 느껴졌다.


커피는 밸런스가 좋았고 초코소금빵은 짭조름한 소금 맛이 초콜릿의 단맛과 어우러져 입안에서 완벽하게 균형을 이뤘다. 빵의 식감은 호주에서 먹었던 수제빵처럼 밀도가 있었고 요즘 카페의 부드럽고 달콤한 빵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시장을 거닐며 느낀 여주의 온기
한글 시장과 세종 시장은 장날이 아니어서 다소 조용했지만 곳곳에서 느껴지는 인심과 웃음 덕분에 결코 밋밋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바우처를 사용하며 시장을 돌아다니는 경험이 신선했다. 비록 가맹점이 적고 쉬는 가게들이 많아 아쉬웠지만 적은 금액으로 지역 상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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