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드 조선에서 점심을 먹은 뒤 본격적인 서촌 나들이에 돌입했다. 걷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다 보니 벌써 저녁시간이다. 저녁은 서촌 중식당 영화루로 선택했다. 고추 간짜장과 고추 짬뽕으로 유명한 서촌 맛집이다. 청양고추로만 맛을 낸 고추 간짜장과 고추 짬뽕은 어떤 맛이었을까? 영화루 방문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지방 여행을 가면 그 지방의 유명한 노포 중식당들을 찾곤 했다. 그곳들은 자극적인 맛보다는 전통의 한국식 중식을 선 보이는 곳들이었다. 서울에도 유명한 노포 중식당들이 있다. 영화루도 그들 중 하나. 50년이 훌쩍 넘은 노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이곳은 어떤 전통을 보여줄 것인가 기대된다.
1층은 이미 만석
이곳도 대기가 어마어마하다고 해서 브레이크 타임(14:45 ~ 17:00)이 끝나는 오후 5시에 맞춰 방문했다. 오래된 건물에 자리 잡은 영화루 앞 대기줄은 보이지 않았다. ‘저녁 장사 시작 시간에 맞춰 오니 대기가 없네’라는 생각이 스쳤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인원수를 확인하고 2층으로 올라가란다. 저녁 장사를 시작한 지 3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1층은 만석이었다.
복을 비는 장식들
1층 천장에 달린 붉은색 등(홍등)과 벽 복(福) 자 장식은 이곳이 중식당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천정 보에는 많은 사인들이 띠처럼 둘러져 있다. 얼마나 많은 유명인들이 다녀간 걸까?

장식 없이 실용적 디자인을 한 목재 테이블과 의자는 꽤나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고급진 중식당의 느낌은 아니다. 누구나 와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다. 형광등이 아닌 노출형 스포트 조명으로 실내는 어둡지 않았다.
2층은 테이블과 의자뿐만 아니라 벽면도 목재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1층보다 오래된 느낌이 난다. 홍등은 없지만 벽면에는 1층과 마찬가지로 붉은 바탕 금색 글씨 장식들이 부착되어 있었다. 복을 비는 마음이 강하게 풍기는 모습이다. 2층도 이미 손님들로 가득했다. 3개 테이블 정도만 비어있었다. 한쪽에 단체 손님도 있어 시끌 버쩍했다.

메뉴 선택은 언제나 고민
메뉴는 일반적인 중국집과 거의 비슷했다. 면류, 밥류 그리고 요리류로 구분되어 있었다. 탕수육을 중심으로 한 세트 구성도 다양했다.

탕수육과 고추 간짜장 그리고 고추 짬뽕 세트를 주문할까 고민했지만 아직 이른 시간 배가 고프지 않았다. 결국 고추 간짜장과 고추 짬뽕만 주문했다. 항상 그렇듯 주문하고 나면 주문하지 않은 음식들이 크게 다가온다. 다른 테이블에 서빙되는 탕수육을 보면서 저것도 시킬 걸이라는 아쉬움이 살짝 남긴 했다.
하지만, 영화루에서는 이 두 음식만 먹기로 했다. 먹고 난 뒤 또 배가 고프면 다른 곳에서 다른 메뉴를 즐기면 되니깐.
고추 간짜장과 고추 짬뽕
주문한 고추 간짜장과 고추 짬뽕은 이곳 시그니처 메뉴다. 인공 캅사이신을 사용하지 않고 청양 고추로만 매운맛을 내서 유명해졌다. 사실 청양고추가 맵긴 하지만 베트남 고추나 페페로치노처럼 더 매운 고추도 많다. 그래서 얼마나 매울까 싶었다.

고추 간짜장
간짜장인 만큼 면과 소스가 따로 나온다. 그런데 면 위에 옥수수가 올려져 있다. 계란 프라이가 올려진 곳들은 많이 봤는데 옥수수는 처음인 듯하다. 처음 맛을 보면 맵긴 하지만 먹을 만한 정도. ‘아주 맵지는 않네’라는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젓가락질이 늘어날수록 매운맛이 점점 강해진다. 결국 너무 매워 맥주 한 병 주문했다. 청양 고추로 이 정도 맛을 내려면 얼마나 넣어야 되나 싶었다.

고추 짬뽕
반면 고추 짬뽕은 고추 간짜장만큼의 강렬한 인상은 아니다. 보통 짬뽕이 더 매운데 이곳은 고추 간짜장이 더 맵다. 고기보다 오징어, 홍합,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깔끔하고 시원했다. 사실 아내와 나는 고기 짬뽕을 좋아하는데 이곳 고추 짬뽕은 꽤 괜찮았다. 매운맛을 해물들이 잘 잡아 준 듯하다.
서촌의 50년 넘은 노포 영화루. 이곳의 시그니처 고추 간짜장은 인상 깊었다. 점점 매워지는 청양고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다만, 고추 간짜장과 고추 짬뽕 둘 만 주문한 건 아쉬웠다. 탕수육 하나와 고추 간짜장 혹은 탕수육과 고추 짬뽕으로 주문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그래야 매운맛도 좀 더 잘 즐겼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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