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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ka

오사카 칵테일바 NOLA: 트라피스트 맥주 로슈포르 10과 슈나이더 바이세

교토와 오사카에서 사케랑 맥주집은 대체로 성공했다. 마지막 날 맥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찾아간 곳은 칵테일바 NOLA였다. 이름만 보면 칵테일이 메인 같지만 맥주도 있다. 특히 한국에서 흔하게 못 마시는 맥주가 많다는 리뷰가 있어 이곳을 선택했다.

NOLA 내부. 다양한 주류가 벽면을 채우고 있다.
다양한 주류가 진열되있는 곳


위치와 동선

NOLA는 히요리 호텔 난바 스테이션에서 걸어서 6분 거리다. 대로변에 붙어 있으면서도 어딘가 뒷골목 같은 결이 있다. 그래서 더 좋았다. '여기 동네 맛집 많겠는데?' 싶은 그런 곳에 위치해 있다. NOLA는 2층에 있는데 계단이 좁으니 올라갈 때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술 마시고 내려올 때 더 조심해야 한다.

 

 

첫인상

2층으로 올라가 문을 열면, 공간은 넓지 않다. 딱 바(bar)다. 대화하기 좋은 공간이다. 많아야 20석 정도 되는 규모다.

그리고 이곳의 강렬한 인상은 바텐더였다. 나이가 지긋한 바텐더가 하얀 셔츠에 베스트 그리고 넥타이까지 갖춰 입고 있었다. 자세가 단정하고 말투가 정중해서 신뢰가 갔다. '이 사람한테 추천받으면 최소한 실패는 안 하겠네'라는 확신이 생긴다.

'HEFE WEIZENBIER'라고 적혀 있는 라벨이 부착된 생맥주 탭 타워
슈나이더 바이세(Schneider Weisse) 전용 생맥주 탭 타워

 

잘 모를 땐 묻자

처음 메뉴를 펼치면 술 종류가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다. 이럴 때 괜히 아는 척하다가 망한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게 제일 빠르다. 바텐더에게 '여기서 꼭 마셔볼 만한 맥주 한 잔 추천해 달라'라고 부탁했다.

 

추천받아 주문한 첫 잔은 Trappistes Rochefort 그중에서도 알코올도수 11.3%의 Rochefort 10이었다.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 양조되는 맥주라는 설명을 들으니 괜히 잔을 더 공손하게 들게 된다. 맛은 한마디로 진하다. 바디감이 묵직하고, 풍미가 복합적으로 쌓인다. 도수가 높아서 빨리 마시면 위험하다. 다행히 맛이 진하니 자연스럽게 천천히 마시게 된다.

흑맥주 처럼 검은 맥주가 Trappistes Rochefort 전용잔에 따라져 있다.
Rochefort 10

 

아내는 Schneider Weisse Original, Tap7.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전통 밀맥주 스타일이라고 소개받았다. 로슈포르 10이 묵직한 한 방이라면 슈나이더 바이세는 부드럽게 이어지는 술이다. 크리미 하고 탄산감도 살아 있어 청량하다. 고소한 여운이 남아서 한 모금 마시고 나면 '그래, 이게 밀맥주의 매력이었지'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같은 맥주인데도 두 잔의 결이 완전히 달라서 재미있었다.

좁고 긴 형태의 Schneider Weisse 전용 맥주잔
Schneider Weisse Original, Tap7

 

가격과 이용 팁

평균 가격은 1,000~1,999엔 정도로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다. 좌석이 20석이라 늦은 시간에는 대기가 생길 수 있다 이 집의 매력은 카운터다. 바텐더와의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하며 마실 수 있는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취향을 말하면 맞춤 추천을 해줘 술을 잘 몰라도 상관이 없다.

 

우린 맥주를 마셨지만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도 좋아할 곳이다. 희귀 위스키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논알코올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혼자서도 취향이 다른 여럿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NOLA는 도톤부리의 소음을 잠깐 끄고 2층 바에서 맥주 한 잔을 제대로 마시기 좋은 곳이었다. 로슈포르 10 같은 트라피스트 맥주를 추천받아 마셨던 경험은 꽤나 새로웠다. 그리고 슈나이더 바이세로 부드러움도 좋았다. 여행 마지막 밤이 과하지 않게 적정한 분위기로 정리됐다. 화려한 바가 아니라 술을 존중하는 바. 오사카 난바에서 이런 곳을 하나 알고 있으면 밤이 훨씬 즐거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