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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Foodie

타임스퀘어 카페 ‘적당’: 적당하게 달달한 팥빙수

영화를 보고 쇼핑을 했다면 이제는 잠깐 쉴 타임. 팥빙수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타임스퀘어 지하 1층 '적당'만 한 곳이 없다. 팥빙수와 양갱과 같은 메뉴를 트렌디하게 풀어낸 곳. 전통을 품은 트렌디한 카페가 바로 적당이다. 오늘은 타임스퀘어 카페 '적당'에서 즐긴 적당하게 달달한 팥빙수 이야기다. 

우드와 흰벽 그리고 붉은 카펫이 깔려 있는 적당 내부
적당 내부


 

'적당'이라는 이름처럼

이 카페의 이름은 ‘적당(赤糖)’이다. 붉은색 당(설탕)이라는 뜻. 팥빙수의 팥앙금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적당(適當)하다'라는 단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그런 적당함이. 달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당'이라는 단어는 꽤나 어울린다.

 

몇 년 전 을지로 본점을 방문했을 때 꽤나 신선했다. 타임스퀘어에도 적당이 생긴 걸 보고 몇 번 찾아갔지만 그때마다 만석이었다. 가을이 되어 방문하니 드디어 앉을자리가 있었다.

둥글고 큰 조명과 정원을 생각나게 하는 분재 모형
미니 정원으로 꾸며놓은 듯한 내부

 

매장은 쇼핑몰 안에 있어 오픈형 구조지만 인테리어는 의외로 아늑했다. 나무 소재와 흰색 벽 그리고 어두운 타일 바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중앙 테이블의 작은 분재와 둥근 조명이 한 폭의 정원 같은 공간을 연상시킨다. 을지로 본점의 감성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쇼핑몰 내에 이 정도로 구현한 것도 대단하다. 

 

 

전통의 재해석, 메뉴의 중심은 팥

적당의 대표 메뉴는 팥라테, 팥양갱 그리고 온기(기장떡)다. 단팥이 주인공인 곳. '비비빅이 녹은 맛'이라는 후기가 있을 만큼 익숙한 팥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시판용 팥앙금의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을지로에서 먹었던 팥양갱은 밤이 들어 있어 식감이 풍부하고 단맛은 은은했다. 

메인 메뉴판과 시즌 메뉴 POP 그리고 카드 결제기가 놓인 카운터
메뉴판

 

 

균형 잡힌 단 맛 팥빙수

오늘의 선택은 팥빙수다. 적당의 팥빙수는 얼음 색부터 다르다. 하얀 얼음이 아닌 팥빛을 띠고 있다. 연유 대신 팥물을 얼음에 뿌렸기 때문. 팥, 얼음 그리고 떡 조합은 평범해 보이지만 한 입 먹는 순간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밭물이 베인 얼음도 맛있다. 시판용 팥앙금을 쓰는 시중 팥빙수보다 단 맛이 덜해 진한 팥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과하지 않은 균형 잡힌 단 맛이 이곳 팥빙수의 장점이다.  한 마디로 단 맛은 적당하고 팥 농도는 진하다.

팥과 팥물이 든 얼음 그리고 떡이 올라간 팥빙수
적당의 팥빙수

 

 

 

어른 입맛? 아니 모두의 입맛

적당은 전통 재료를 사용하지만 올드하지 않다. 매장 곳곳엔 감각적인 요소가 숨어 있다. 나무 트레이, 도자기 잔 그리고 작은 수공예 굿즈들까지. 머그컵과 키링, 나무 숟가락 등을 판매하는 코너도 있다. 이 소품들이 '적당'의 감성을 완성한다. 전통 디저트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냈다. 어른 입맛 저격 메뉴들이지만 카페 안은 20대 고객들이 많다. 다만, 좌석은 푹신하지 않다. 오래 머물기보다 잠시 차 한 잔 하기에 적당하다. 

흰 기둥과 높은 천고. 앞쪽에는 굿즈 판매대가 보인다.
굿즈 코너

 

가격대

가격은 저렴하진 않다. 팥라테와 밀크티가 6,500원, 디저트류는 9,000원 전후다. 하지만 요즘 카페 트렌드를 생각하면 특별히 비싼 편도 아니다.

 

⊙ 팥라테 및 밀크티 6,500원

⊙ 아메리카노 5,000원

⊙ 양갱 3,000원

⊙ 기장떡 6,000원

⊙ 다과 한상 15,000원

 

적당의 균형

적당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균형'이다. 전통과 현대, 단맛과 담백함 그리고 공간의 온기와 세련됨이 절묘하게 맞물려 있다. 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하지만 달고 화려한 디저트를 기대한다면 다소 심심할 수도 있다. 단맛보다 팥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카페 적당 타임스퀘어점 정보 요약

주소: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 15, 타임스퀘어 지하 1층(띵굴다이닝 내)

영업시간: 11:00~22:00

대표 메뉴: 팥라테, 팥양갱, 온기(기장떡), 달밤라테, 바스크케이크

 


적당이란 이름에서 팥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그리고 균형 잡혀 있다. 너무 달지도 너무 화려하지도 않다. 너무 예스럽지도 너무 모던하지도 않다. 을지로 본점보다 조금 덜 감성적 일지 몰라도 정제된 균형이 있다. 팥빙수 한 입에 느껴지는 '적당함'의 미학. 전통 디저트를 세련된 감성으로 재해석한 공간이 바로 적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