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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Foodie

이태원 쟈니 덤플링 방문기: 군만두 한 입에 이태원의 17년이 녹아있다

이태원에는 오래된 집이 많다.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동네지만, 1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는 가게는 드물다. 그중 쟈니 덤플링(Jonny Dumpling)은 2007년 오픈 이후 17년째 꾸준히 사랑받는 만두 전문점이다. 단골도 많고 외국인 관광객도 줄을 선다. 이태원에 왔다면 한 번쯤은 들러야 하는 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우리 부부도 이태원에 오면 세 번 중 한 번은 들리는 곳이다.

적색 별돌과 창틀이 인상적인 쟈니 덤플링 외관. 밖에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쟈니 덤플링 전면


이태원역 4번 출구, 3분 거리의 만두집

쟈니 덤플링은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도보 3분 거리. 외관은 작지만 늘 사람으로 붐빈다. 이태원 gml에서 커피 마신뒤 점심시간을 살짝 피해 방문했다. 그럼에도 3팀 정도가 대기 중이었다. 예약은 받지 않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구조다. 다행히 회전이 빨라 금세 입장했다. 1층은 꽉 차서 2층으로 안내받았다.

1층 입구에 한자로 메뉴들이 적혀있다. 2층으로 가는 계단이 우측에 보인다.
1층 입구

 

⊙ 웨이팅 있음, 대기 등록 시스템 없음. 직접 줄 서야 함

⊙ 회전율 빠름, 대기 10~15분 내 입장 가능

⊙ 1층은 주방 중심, 2층은 홀 형태로 테이블 간격 좁음

 

실내는 전형적인 중국 현지의 소규모 식당 분위기. 빨간색 벽면과 등 그리고 메뉴판의 한자들이 한국 내 중국집과는 다르다. 중국집이라기보다 ‘중국 골목 만두집’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붉은 의자와 우드 상판 테이블 벽면에는 먹으로 그린 액자가 걸려있다ㅣ.
2층 좌석. 마침 손님들이 한꺼번에 일어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메뉴의 중심은 '반달 군만두'와 '새우 물만두'

테이블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손님이 같은 메뉴를 먹고 있다. 그만큼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명확하다. 반달 군만두, 그리고 새우 물만두. 오늘도 예외 없이 두 가지를 시켰다. 여기에 칭다오 한 병까지.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이 조합이 바로 쟈니 덤플링의 완성형이다.

노란 바탕에 붉은 글씨로 쓰인 메뉴판.
메뉴판

 

⊙ 반달 군만두 – 쟈니 덤플링의 시그니처 메뉴

⊙ 새우 물만두 – 새우와 돼지고기, 새우의 식감이 좋은 메뉴

⊙ 마파두부덮밥, 홍합 만둣국 – 식사용 메뉴로 인기

⊙ 송이 군만두, 부추 만두 – 단골들이 추천하는 추가 메뉴

 

가격은 반달 군만두와 새우 물만두 모두 12.000원 선.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만두 크기와 퀄리티를 생각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9,000원일 때 처음 방문했는데 12,000원까지 올랐다.

 

반달 군만두: 한쪽은 튀김 반대쪽은 찜

반달 군만두는 이름처럼 반은 군(煎), 반은 찜(蒸)으로 조리된다. 프라이팬 바닥에 전분을 뿌려 구워내면 바닥은 얇고 바삭한 크러스트가 생기고 윗부분은 김에 쪄져 부드럽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이 입안에서 터진다. 바삭함과 촉촉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감. 돼지고기와 야채의 밸런스가 좋다. 돼지고기가 들어있음에도 느끼하지 않다. 짜사이와 단무지를 곁들이면 고소함이 배가된다.

10개의 군만두가 하얀 접시 위에 올려있다. 군만두 바닥은 크리스피한 전분튀김이 붙어있다.

 

새우 물만두 – 새우가 씹히는 진짜 식감

새우 물만두는 소에 들어간 새우를 곱게 다지지 않아 한 입마다 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다. 돼지고기와 섞인 소가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만두피는 얇고 쫀득하고 익힘 정도도 탁월하다. 새우본연의 풍비가 살아있다. 살짝 식초를 넣어 먹으면 풍미가 배가 된다.

 

칭다오 한 잔이 어울리는 만두집

만두만으로도 충분히 식사지만 이 집은 맥주 안주로도 훌륭하다. 바삭한 군만두와의 궁합이 완벽하다. 이태원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낮술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군만두와 칭다오의 조합은 이곳을 중국 현지 감성으로 만들어준다. 가볍게 낮술 한잔하기에 이보다 좋은 선택은 드물다.

 

칭다오 맥주와 물병 그리고 컵들이 보인다. 식초와 고추가루도 있다.
칭다오 맥주

 

이태원 쟈니 덤플링의 인기 이유

쟈니 덤플링이 17년간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메뉴가 적고, 맛이 일정하다. 군만두는 언제 먹어도 같은 식감과 같은 맛. 조리 속도도 빠르고, 재료가 신선하다.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되었고, SNS에도 ‘이태원 만두 맛집’으로 꾸준히 언급된다.

 

 

조금의 아쉬움도 있다

완벽한 집은 없다. 쟈니 덤플링 역시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

첫째, 대기줄. 주말엔 기본 20~30분을 기다려야 한다. 둘째, 매장이 협소하다. 자리가 좁고 시끄럽다. 셋째, 가격. 인상된 이후 ‘예전보다 비싸졌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군만두 하나로 모든 걸 상쇄시키는 집이다.

 

운영 정보 요약

⊙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6길 8

⊙ 영업시간:11:30~20:10 (브레이크타임 없음)

⊙ 전화번호: 02-790-8830

⊙ 주차: 전용 주차장 없음. 인근 유료주차장 이용

⊙ 점심·저녁 모두 붐빔, 포장은 대체로 10분 내 가능

⊙ 주변 맛집과 함께 코스로 들르기 좋음

 


쟈니 덤플링은 이국적인 동네 분위기와 현지 감성을 한껏 품고 있으면서도 맛은 대중적이다. 군만두 한 입에 바삭함, 촉촉함, 고소함이 한꺼번에 터진다. 특히 반달 군만두는 반드시 먹어야 할 메뉴다. 차가 없다면 낮술 한 잔 곁들리기 좋은 캐주얼한 만두집. 대기를 감수할 가치는 있다. 이태원 갈 때 들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