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반나절만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어디를 가야 할까. 커피에서 술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루트를 찾는다면 이태원만 한 곳이 없다. 오늘은 오후 1시 30분부터 밤 8시까지 감성부터 낭만까지 이어지는 이태원 반나절 코스를 소개한다.
코스는 이렇게 구성했다.
한남동 감성 카페 gml → 쟈니 덤플링에서 늦은 점심 → 우리슈퍼에서 맥주 한 병 → 부기우기에서 재즈로 마무리
단 6시간 반. 그러나 하루를 꽉 채운 기분이 든다.
첫 번째 코스: 한남동 gml (오후 1시 30분)
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건물 3층에 위치한 카페 gml(지엠엘)은 공간 자체가 여유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따뜻한 우드톤과 향긋한 커피 향이 동시에 맞아준다. 커피는 핸드 드립으로만 즐길 수 있다. 즉, 에스프레소는 없다는 이야기. 이곳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 말차 라테. 유리 와인잔에 담겨 나오는 말차라테가 감각적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데이트 대화를 나누기 좋은 곳이다. 가격대는 있지만 커피를 즐기는 사람과 입문자 모두 만족할 만한 퀄리티다.
두 번째 코스: 쟈니 텀플링 (오후 3시경)
다음 목적지는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쟈니 텀플링(Jonny Dumpling). 이태원 대표 만두 맛집으로 2007년부터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점심 피크가 지난 오후 3시쯤 방문해 웨이팅이 짧았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반달 군만두와 새우 물만두. 군만두는 바닥은 바삭하게 윗부분은 찜처럼 부드럽게 익힌 조리법으로 만든다. 한입 베어 물면 육즙이 터진다. 짜사이와 함께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 된다. 새우 물만두는 새우가 통째로 씹히는 탱글한 식감이 일품이다.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칭다오 한 병과 함께하는 것도 추천한다. 작은 테이블과 좁은 공간 그리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까지 모두 이태원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세 번째 코스: 우리슈퍼 (오후 4시경)
이제 식사 후에는 가볍게 한 잔. 경리단길 초입의 우리슈퍼는 가게 이름이 곧 콘셉트인 이태원의 대표 가맥집이다. 진열대에 세계 맥주가 줄지어 있고, 손님은 셀프로 병을 꺼내 계산한다. 간단한 과자와 건어물 그리고 치즈 안주가 있다.
이곳의 매력은 자유로움이다. 맥주 한 병, 과자 한 봉지 그리고 거리로 새어 나오는 음악. 맥주 가격대는 높지만 흔하지 않은 맥주가 마음을 너그럽게 만든다. 모든 게 셀프인 이곳. 직원 개입이 최소화되어 간섭 없는 편안을 느낄 수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자유로운 한 모금을 즐길 수 있는 곳. 많지 않다.
네 번째 코스: 부기우기 (오후 6시 ~8시)
해가 질 무렵, 마지막 코스는 경리단길 언덕 위의 재즈바 부기우기(Boogie Woogie). 작은 무대, 따뜻한 조명 그리고 매일 다른 아티스트의 라이브 공연이 이어진다. 이태원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좋은 장소는 없다. 공연 중에는 플래시 촬영이 금지지만 조용히 녹음되는 듯한 조명과 음향 덕분에 오히려 몰입도가 높다.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 연주자와의 깊은 교감을 느낄 수 있다.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칵테일 한 잔과 함께 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오후 8시가 된다.
이태원의 낮에서 밤으로 커피에서 음악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흐름. 이 반나절이 하루 여행만큼 진한 이유다.
이태원 반나절 데이트 코스
시간대 | 장소 | 비고 |
13:30~15:00 | gml (한남동) | 감성적인 핸드드립 카페, 조용한 여유 |
15:00~16:00 | 쟈니 덤플링 | 17년 전통의 만두집, 반달 군만두 필수 |
16:00~18:00 | 우리슈퍼 | 자유로운 가맥 분위기, 세계 맥주 라인업 |
18:00~20:00 | 부기우기 | 재즈와 칵테일로 마무리하는 낭만적인 밤 |
⊙ 걷기 동선 기준 10분 내 이동 가능
⊙ 낮술부터 재즈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루트
⊙ 커플, 부부, 친구 누구에게나 추천
커피로 시작해 재즈로 끝나는 하루
핸드드립의 섬세함에서 시작해 바삭한 만두, 맥주의 청량감 그리고 재즈의 여운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복잡하지 않지만 지루하지도 않은 완벽한 반나절이다. 감성, 식사, 술, 음악이 모두 들어있는 완성형 루트. 이태원의 현재와 과거 이 모두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커피 향으로 시작해 재즈 소리로 끝나는 반나절의 이태원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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