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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Foodie

이태원 재즈바 부기우기(Boogie Woogie): 이태원의 밤을 즐기는 법

이태원의 밤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이태원 부기우기(Boogie Woogie)는 조금 다르다. 작은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이곳은 음악이 중심이 되는 이태원 재즈바다. 부기우기는 2019년 처음 방문했었다. 무려 6년 만의 재방문. 오랜만의 부기우기는 어땠을까?

부기우기 재즈바를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 사람 2명
부기우기 전면

 


이태원 경리단길, 언덕 위의 재즈 공간

부기우기는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 언덕 중간에 자리하고 있다. 밖에서 보면 작은 입구와 네온사인 하나뿐이지만 2층으로 올라가면 다른 분위기다. 조명이 낮고 무대는 좁지만 아늑하다. 어디에 앉아도 연주자들의 표정을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다.

공연 밴드를 향해 앉아있는 사람들 전체적인 조명은 붉은 톤이다.
내부 좌석

 

대부분의 앞자리는 예약석이다. 예약 없이 방문한 우리는 바 테이블에 앉았다. 아참 이곳은 매일 2~3팀이 라이브로 연주하는 재즈바다. 18시, 20시, 22시 세 타임 운영. 나와 아내는 6시에 딱 맞춰 갔다.

 

 

공연료 1만 원 그 이상의 가치

입장 후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과 함께 봉투를 준다. 봉투 안에 공연료를 넣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최소 1만 원이며 그 이상은 자율이다. 계좌이체도 가능하다. 아참 하나의 공연에 대한 공연료가 1만 원이다. 이어서 다음 공연을 보려면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글씨가 프린트 된 봉투 2개. 이곳에 공연료를 넣어주면 된다.
공연료 봉투

 

내부는 좁고 길게 이어진 구조로 천장이 낮아 소리가 벽에 부딪혀 울린다. 그 덕분에 스피커 없이도 악기 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공간 전체가 울림통처럼 설계되어 음향 밸런스도 괜찮았다.

 

이날 공연은 트롬본, 트럼펫, 색소폰, 피아노, 베이스로 구성된 밴드였다. 관악기가 3개나 편성된 밴드가 아주 흔하지는 않은데… 주로 스윙 재즈를 연주했다. 각 악기들이 솔로를 연주할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연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좋은 연주였다.

재즈 밴드와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공연 중인 재즈 밴드

 

 

사실 2019년 첫 방문 때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젊은 연주자들의 패기가 느껴졌지만 완성도는 부족하다고 느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밴드의 호흡이 놀라울 정도로 정교했다.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관객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2시간이 금세 지나갈 만큼 몰입감 있는 무대

 

 

공연의 또 다른 악기 칵테일

부기우기의 또 다른 매력은 칵테일이다. 바텐더는 공연 중에도 바빴다. 새로 입장하는 고객과 이미 자리에 앉은 고객들을 계속 살펴봤다. 손도 멈추지 않았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엄청난 속도로 칵테일을 만들었다. 양손으로 셰이커를 흔드는 퍼포먼스는 꽤나 볼만했다.

벽장에 놓인 각종 술병들. 칵테일의 재료들이다.
칵테일에 사용되는 각종 술

 

이번엔 두 가지 칵테일만 주문했다. 쟈니 덤플링에서의 늦은 점심과 '우리슈퍼'의 맥주 덕분에 칵테일 한잔이면 충분했다. 아내는 바텐더의 추천으로 ‘재즈도의 푸른 밤(제주도가 아니라 재즈도다)’을, 나는 ‘콜드브루 마티니’를 선택했다.

초록색의 칵테일과 원두 3알이 올려져 있는 칵테일
재즈도의 푸른밤과 콜드브루 마티니

 

재즈도의 푸른 밤은 달콤한 블루 칵테일이다. 정확히는 푸른색과 초록색의 중간쯤 시각적으로도 바다를 연상시키는 게 인상적이었다. 콜드브루 마티니는 에스프레소 대신 콜드브루를 사용해 시원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좋았다. 커피 원두 3알을 올려 오리지널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연상시키게 했다. (※ 바텐더 왈 에스프레소 머신을 설치하고 싶었지만 공간이 없어 콜드브루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시그니처 칵테일 메뉴가 보이는 메뉴판
메뉴판

 

칵테일 가격대: 15,000 ~ 20,000원 수준이고 피자, 감자튀김, 치킨텐더 등의 간단한 안주도 준비되어 있다.

 

 

좌석 예약

부기우기의 좌석은 많지 않다. 앞자리는 밴드와 가까워 공연 몰입도가 높지만 대부분 예약석이다. 현장 방문 시는 뒤쪽 테이블이나 바석만 가능하다. 가장 인기 있는 시간대는 20시 공연이다. 예약은 입금 순서 우선이며 당일 오후 4시 마감.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https://www.bgwg.kr/)

 

 

운영 정보

⊙ 주소: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36, 2층

⊙ 전화번호: 0507-1490-3061

⊙ 영업시간:: 17:30~00:30

⊙ 공연시간: 18:00 / 20:00 / 22:00 (일 3회)

⊙ 관람료: 1인 10,000원 (추가 자율)

⊙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은 구조

⊙ 촬영 가능하나 공연 중 플래시 금지

 


이태원에서 음악다운 밤을 보내고 싶다면

부기우기는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공간이다. 시끄럽지 않은 음악, 세련된 조명 그리고 좋은 칵테일. 이 세 가지가 완벽히 어우러진다. 공연료 1만 원으로 즐기는 라이브.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재즈 입문 공간이다. 이태원 데이트, 기념일, 친구 모임 모두 어울린다. 재즈를 잘 몰라도 좋다. 그냥 음악을 들으면 몸이 알아서 반응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