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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예술 원주 중앙시장 ‘어머니 손 칼국수’: 세월과 정성이 녹아있는 곳

미로예술 원주 중앙 시장 '어머니 손 칼국수'는 골목식당 덕에 유명해진 곳이다. 영업시간이 짧아 시간을 잘 맞춰 와야 한다. 점심은 11:00부터 14:00까지. 아내와 나는 원주 1박 후 11시를 조금 넘겨 중앙시장에 도착했다. 2층 미로처럼 얽힌 복도를 조금 헤매다 맵을 보고 찾을 수 있었다.

시장 2층 통로 사이로 식당이 보인다. 오픈시간에 맞춰 대기 손님은 없다.
어머니 손 칼국수

 


 

시장 속 작은 미로

원주 중앙 시장은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 이름답다. 이곳은 가, 나, 다, 라 네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꽤 원하는 곳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길은 미로가 아니지만 미로같은 곳이다. 배치된 맵을 보는게 도움이 된다.

둥근 투명 천장과 천장에서 내려오는 둥근 조명이 이국적이다.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이곳은 오래된 식당과 청년 창업가들의 공방, 카페, 갤러리가 공존하고 있다. 과거의 정겨움과 새로운 감각이 공존하는 시장을 만들려고 노력한 모습이 역력했다. 다만, 아쉽게도 극소수의 가게를 제외하면 손님이 없다. 

벽에는 벽화가 있고 중앙에는 조형물이 있는 골목
애쓴 흔적이 보이는 미로 예술 중앙시장
긴 복도에 손님이 없다. 벽은 그라피티로 에쁘게 꾸며져 있다.
잘 꾸며놓은 가게 외부 그러나 손님이 없다.

특별하지 않은 내부

대기 손님은 없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음식점 안은 평범했다. 인테리어나 집기 모두 일반 음식점과 다를 바 없었다. 다만, 벽면에 골목식당 출연 사진들이 삼면을 장식하고 있다. 또한 노출형 주방이어서 주방에서 어떤 하고 있는지 다 볼 수 있었다. 만석은 아니지만 이미 절반 정도 손님이 차 있었다.

핑크 천장과 우드 테이블 내부, 왼쪽 벽 상단에는 골목식당 출연 사진이 있다.
어머니 손 칼국수 내부

칼국수: 순하고 따뜻한 국물

팥죽과 칼국수를 하나씩 주문했다. 팥죽은 8,000원 칼국수는 5,000원. 먼저 나온 건 칼국수였다. 5,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푸짐한 양. 닭육수를 베이스로 한 맑은 국물에 얇은 면발이 부드럽게 어우러졌다. 애호박, 부추, 파만 단정하게 올려져 있었다.

팥죽과 칼국수.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나온다.
칼국수와 팥죽

 

첫 모금, 자극적인 맛이 없다. 정성껏 우려낸 육수의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약간의 매운맛이 더해지면 좋을 것 같아 고추를 추가했다. 국물이 얼큰해지며 속이 풀렸다. 고추를 조금 과하게 넣어 약간 매웠지만 어머니의 국물에 나만의 취향을 더하는 재미가 있었다. 면발은 보통의 칼국수보다는 얇았다. 오래 끓였는데도 퍼지지 않고 쫄깃했다. 속이 편안해 어르신 손님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팥죽: 기교 없는 정직한 옛날 맛

팥죽은 주인 할머니께서 직접 가져다주셨다. TV 속 활력 넘치던 모습과 달리 조금 수척해진 모습에 마음이 짠해졌다. 팥죽으로 주시고 나서는 밖으로 나가셨는지 보이지 않으셨다. 건강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오래 근무하기 힘드셨던 것 같다. 

 

새알과 밥알이 함께 들어 있는 팥죽이었다. 약간 심심하지만 소금을 더 추가하지 않아도 맛있을 정도의 기본 간은 되어 있었다. 인생 팥죽까지는 아니더라도 기교를 부리지 않은 자연스러운 팥 본연의 맛이었다. 특별히 무엇을 더 넣지 않아 매력 있는 그런 팥죽이다. 정직한 옛날 맛이랄까!

밥알이 보이는 팥죽 그리고 김치가 함께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
팥죽

 

절반쯤 먹고 나서 작은 접시에 덜어 설탕을 살짝 넣어 봤다. 단맛이 추가된 팥죽은 또 다른 맛이다. 부드럽고 달기까지 한 디저트 같았다. 하지만 역시 난 소금파. 남은 팥죽에 소금을 조금 추가했다. 더 짠기가 살짝 더 올라오니 또 다른 맛이다. 더 진하고 고소한 맛. 소금을 넣은 팥죽 맛이다. 하나의 팥죽으로 세 가지 맛을 즐기는 방법이다.

 

이곳 팥죽은 화려하지 않다. 꾸밈없고 진솔하다. 손맛이 느껴지는 그야말로 ‘어머니의 손 맛’이었다.

 

 

가성비와 인심

가격을 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착하다. 칼국수 5,000원 팥죽 8,000원. 게다가 양이 넉넉하고 반찬도 소박하지만 정갈하다. 가게 분위기는 소박하지만 깔끔하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많이 오는 이유일 듯하다.

벽에 메뉴판 및 영업 시간 안내 표지판들이 붙어 있다.
메뉴판

 

기본 정보

구역별로 컬러를 다르게 표시한 미로예술 중앙시장 2층 맵
2층 안내도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중앙시장길 6 (라동 48호)

⊙ 영업시간: 11:00~14:00 / 16:00~18:30 (월요일 휴무)

⊙ 대표 메뉴: 손칼국수 5,000원 / 팥죽 8,000원 / 검은콩물국수 8,000원

 

 

 

 

 

 


화려함보다 진심으로 채운 한 그릇

어머니 손 칼국수는 유행하는 미식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팥죽에 세월과 정성이 녹아 있었다. 시장 한복판에서 진짜 음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공간이다. 자극 없는 국물과 정직한 손맛 그리고 방송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꾸준히 이곳을 계속 찾게 하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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