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 가면 해변 휴양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쇼핑이야말로 숨은 재미다. 동남아 특유의 수공예품부터 글로벌 브랜드까지. 지역마다 분위기도 가격도 완전히 다르다. 같은 옷이나 기념품도 어느 지역에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시장에서는 흥정을 즐길 수 있다면 몰에서는 시원한 에어컨 아래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다.
오늘은 우붓, 스미냑, 짱구, 꾸따 네 지역 쇼핑에 관한 글이다. 둘러본 순서가 아니라 재미있던 순으로 이야기해 본다.
우붓: 전통과 수공예가 살아있는 시장의 도시
Ubud Art Market (Jl. Raya Ubud No.35) / PRIANKA UBUD ART MARKET (Jl. Kajeng)
우붓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Ubud Art Market이다. 이곳은 영화 ‘Eat Pray Love(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촬영지로도 유명해 늘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우붓 왕궁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PRIANKA 마켓이 오른쪽 길거너에는 Art 마켓이 위치해 있다. 두 곳 모두 비슷한 구성이지만 PRIANKA 쪽이 조금 더 저렴한 편이다. (이건 흥정 결과에 따른 느낌일 수 있다.)
라탄 백, 수제 액세서리, 목각 인형, 바틱 옷 등이 주요 품목이다. 흥정은 필수. 절반 가격부터 시작하는 게 기본 공식이다. 흥정에 응하지 않으면 ‘가는 척하기’가 제격. 발길을 돌리면 거의 붙잡는다. 안 붙잡으면? 괜찮다. 똑같은 상품은 바로 옆 가게에도 있다. 이게 우붓 시장의 매력이다.
아내는 여기서 시원한 원피스를 샀다. 집에서도 자주 입는데 아주 시원하고 좋다고… 가격은 비슷한 옷이 스미냑보다 저렴했다. 관광객을 겨냥한 장소지만 뭔가 ‘득템 한 기분’을 받을 수 있었다.
Sari Karya Toko (Jl. Raya Ubud)
건물 안에 들어서 있는 기념품 상점. 제품은 아트 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통 직물, 테이블웨어, 소품들이 눈에 띄지만 솔직히 시간 여유가 없다면 이곳은 패스해도 된다. 굳이 일부러 들르기보다 Art 마켓이나 PRIANKA 마켓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낫다.
Bali Teaky2 (Jl. Monkey Forest No.9E)
우붓에서 가장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 목재 주방용품 전문점인데 도마가 유명하다. 3호점까지 있는데 2호점에서 구매했다. 이유는 그곳을 지났기 때문. 깔끔하게 정리된 목재 제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우리 집, 장모님, 어머님 선물까지 한 번에 해결했다.
단점은 무겁다는 것. 하루 종일 들고 다니기엔 힘들다. 그래서 꼭 마지막 일정에 맞춰 가는 걸 추천한다. 한 번 사두면 오래 쓰는 제품이라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 우붓 지역 쇼핑 명소 위치
Ubud Art Market (Jl. Raya Ubud No.35)
Sari Karya Toko (Jl. Raya Ubud)
Bali Teaky2 (Jl. Monkey Forest No.9E)
스미냑: 보헤미안 감성과 트렌디 쇼핑
The Flea Market (Kayu Aya Square Oberoi)
스미냑 한복판에 자리한 야외 시장. 다양한 옷과 액세서리가 즐비하고 핸드메이드 제품도 많다. 우붓보다 가격이 살짝 높지만 분위기는 또 다르다. 이름답게 플리 마켓 느낌이 난다. 여기서 산 옷도 만족스러웠다.
쇼핑 후에는 바로 옆 Warung Nia에서 현지식을 먹을 수 있다. 특히 발리식 돼지갈비가 유명하다. 쇼핑과 식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코스라 반나절 일정으로 딱이다.
Seminyak Square (Jl. Kayu Aya No.1)
개별 상점들이 모여 있는 복합 쇼핑 공간. 빌라봉, 퀵실버 같은 브랜드가 있어 들어갔지만 원하는 디자인은 없었다. 그냥 한 바퀴 둘러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전통 시장과는 달리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라 시장 특유의 정신없는 느낌이 싫은 사람이라면 여기가 맞을 수 있다.
Seminyak Village (Jl. Kayu Jati No.8)
스퀘어 바로 옆 좀 더 고급스러운 몰 형태다. 글로벌 브랜드가 정리되어 있어 쾌적하다. 나는 여기서 쇼핑보다 커피에 더 만족했다. The Flea Market부터 걸어오느라 지쳐 있었는데 BAKED Seminyak에서 마신 브루잉 커피 한 잔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었다. ‘잠시 숨 고르기’도 쇼핑의 한 장면.
■ 스미냑 지역 쇼핑 명소 위치
The Flea Market (Kayu Aya Square Oberoi)
Seminyak Square (Jl. Kayu Aya No.1)
Seminyak Village (Jl. Kayu Jati No.8)
짱구: 힙스터 감성의 성지
Love Anchor Canggu (Jl. Pantai Batu Bolong No.56)
짱구의 대표 마켓. 다양한 수공예품과 패션 아이템이 있지만 정작 오래 머물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너무 덥다. 야외라 잠깐 둘러보다 금세 지쳐버렸다. 젊은 여행자들에겐 인기 있는 장소다. 좀 더 여유롭게 즐기려면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 가는 게 좋겠다..
Deus Ex Machina - Temple of Enthusiasm (Jl. Batu Mejan No.8)
짱구에서 가장 힙한 곳. 서핑, 모터사이클, 아트, 패션이 다 섞여 있다. 단순히 쇼핑몰이라기보다 문화 공간에 가깝다. 전시, 공연, 이벤트가 자주 열려서 방문할 만하다.
모자 두 개를 샀다. 가격도 괜찮았고 발리의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엔 필수템이었다. 한국에서도 잘 쓰고 있다. 이 모자를 볼 때 가끔 발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 짱꾸 지역 쇼핑 명소 위치
Love Anchor Canggu (Jl. Pantai Batu Bolong No.56)
Deus Ex Machina – Temple of Enthusiasm (Jl. Batu Mejan No.8)
꾸따: 편안한 몰 쇼핑
Beachwalk - Extension
꾸따 해변 바로 앞 가장 현대적인 쇼핑몰. 확실히 시장이나 스트리트 숍보다 비싸지만 그 대신 에어컨 빵빵한 쾌적함이 있다. 여행 막바지에 들러 선물을 사기 딱 좋다. 나는 여기서 신발을 샀다. 다양한 브랜드 매장이 있어 취향대로 고르기 쉽다.
중간중간 카페가 많아 쉬기도 좋다. 아이스크림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쇼핑을 즐겼다. 동남아 특유의 시장에서 지쳤다면 이곳에서 즐기면 된다.
그 자체가 여행인 쇼핑
우붓은 전통과 흥정의 재미. 스미냑은 트렌디한 감성과 카페 휴식. 짱구의 힙스터 감성 그리고 시원했던 꾸따에서의 몰 쇼핑. 네 지역의 쇼핑의 느낌은 모두 달랐다. 소소하지만 구경하는 재미와 흥정하는 재미를 모두 갖춘 그리고 잠깐의 쉼이 있는 쇼핑. 게다가 발리에서 산 옷, 도마, 모자를 볼 때 느껴지는 발리의 순간들. 쇼핑은 그 자체가 여행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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